[이현주의소곤소곤연예가] 예뻐진 서지영 "마음 먹기 달렸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1면

어느 날 갑자기 여자 연예인이 예뻐지면 두 가지 추측이 이어진다. 핑크빛 '사랑의 힘'이거나 '현대 과학의 힘'이거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들의 한결같은 대답은? 바로 '로션 하나 바꿨을 뿐인데…'다. 달랑 그 한마디 믿고 바꿨던 로션병만 해도 한 트럭 아닌가. 도대체 무엇을 바꿨을까. 요즘 들어 부쩍 여성스러워진, 그래서 참 예뻐 보이는 가수 서지영에게 물었다.

"음반 활동 때문에 살이 빠져서 그래 보이나? 아니면 노래 컨셉트 때문에 코디 스타일이 달라져서 그런 것 아닐까요? 글쎄요…."

한참 동안 허공을 보며 동그란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다 문득 생각났다는 듯 반가운 표정을 한 그녀의 대답은 참으로 의외였다.

"잠자는 습관이 좀 바뀌었어요. 예전에는 방송 끝마치고 오면 피곤함에 지쳐 쓰러져 잠들기 바빴는데 요즘은 잠들기 전 오늘 하루를 보내며 감사했던 열 가지를 꼭 생각해 보고 잠이 들어요."

일주일도 아니고, 한 달도 아니고 하루에 감사할 일이 열 가지나 있을까. 웬만하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자부하는 나조차도 오늘은 그렇다치고 최근 들어 고마울 일 한 가지 꼽아 보는 데만 해도 한참이 걸렸는데.

"오래 생각하고 고민할 만큼 대단하고 엄청나게 큰 감동이 아니라, 아주 사소한 일에도 감사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오늘 하루도 무사히 방송을 마치고 집에 안전하게 데려다 준 매니저도 고맙고, 화면에 예쁘게 나온 옷 골라 준 코디도 고맙고, 방송국에서 마주친 다른 연예인이 먼저 인사해줘서 또 고맙고. 예전에는 모두 당연하다고 여겼던 일들이었는데 어느 날 문득 잠들기 전 혼자 곰곰 생각해 보니까 울컥 고마워지더라고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녀는 맘에 들지 않으면 불평.불만에 투정도 잦았다. 그런데 그녀가 연구한 감사최면 10가지 효과(?) 덕분에 마음도 편안해지고 오랜만에 잠도 달게 자고, 그랬더니 다음날 컨디션도 훨씬 좋아졌던 것. 그리고 무엇보다 혼자 밤새 고맙다 생각했던 사람들을 다시 만나면 왠지 반가운 마음에 먼저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낯가림이 심했던 그녀에겐 실로 엄청난 변화였다. 그래서인가 예전에 비해 표정이 훨씬 밝아지고, 웃는 얼굴도 더 환하게 빛이 났다.

"서로 오해나 불편할 감정을 그때그때 풀지 않으면 나중에는 하고 싶어도 회복 못 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잘못한 일은 곧바로 미안하다 사과하고, 또 작은 일에도 꼭 감사하다 직접 표현을 하니까 예전에는 몰랐던 인간관계의 '정'이 생기더라고요. 덕분에 이제는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사랑하는 가족처럼 편안해지고, 서로 더 든든히 챙겨주니까 정말 좋아요."

문득, 그녀가 출연했던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가 떠오른다. 여기에 한마디 덧붙여 '미안하다 사랑한다 그리고 감사하다' 이 세 단어만 평소 잘할 수 있다면 남녀노소 누구나 칼 안 대고 예뻐지는 것은 시간문제. 돈도 안 들고 부작용도 없는데 굳이 안 한다면 당신만 손해.

이현주 방송작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