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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절· 성당이 한자리에 같이 있으면

중앙일보

입력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를 자처하는 경북 안동에 종교간 소통과 화합을 다지는 '종교타운'이 들어섰다.
안동시는 기독교·불교·천주교·유교·성덕도 등 지역 5대 종교기관이 모여 있는 화성동과 목성동 일대에 안동종교타운(5901㎡)을 조성하고, 22일 준공식을 한다.

안동시 목성동에 조성된 종교타운 목성공원. [사진 안동시]

안동시 목성동에 조성된 종교타운 목성공원. [사진 안동시]

공원은 크게 두 곳으로 주제공원인 화성동 화성공원에는 이들 5대 종교의 상징물을 설치했다. 공원의 가운데 원형 광장을 따라 세워진 돌 기둥에는 각 종교의 상징이 새겨져 있다. 기독교는 십자가, 유교는 태극 등이다. 가운데 '기억의 돌'에는 19세기 안동 지도가 새겨져 있다. 원형 무대 바깥에는 종교를 대표하는 미니어처가 만들어졌다. 천주교는 안동 주교좌성당, 불교는 안동 신세동 7층 전탑, 기독교는 예배당과 종루, 유교는 예안향교와 안동향교를 축소해 만들었다. 또 30여 명이 참여할 수 있는 작은 공연 무대와 스탠드도 만들었다.
건너편 목성동 목성공원에는 종 모양을 한 울림광장과 '파동의 길'을 만들어 명상하거나 휴식할 수 있도록 했다. 공사비는 부지매입비를 포함해 총 74억원이 들었다. 이번 사업은 그동안 빈 집과 어두운 골목길 등으로 일대의 미관을 저해하고 폐쇄적이던 곳을 개방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의미도 있다.
종교타운 주변에는 안동교회와 천주교 안동교구 목성동주교좌성당, 대한불교 조계종 대원사, 경상북도 유교문화회관, 성덕도 안동교화원 등이 모여 있다.

안동종교타운 목성공원 뒤로 천주교 안동교구 주교좌성당이 보이고 오른쪽은 경상북도 유교문화회관. [사진 안동시]

안동종교타운 목성공원 뒤로 천주교 안동교구 주교좌성당이 보이고 오른쪽은 경상북도 유교문화회관. [사진 안동시]

안동교회는 1909년 북장로교 선교사 웰번(Arthur G. Welbon)과 황해도소래교회 출신 목사 김영옥 등이 세웠다. 이 교회는 경북 북부지역 개신교의 효시가 됐다.
대한불교 조계종 대원사는 1923년 화엄사상을 잇는 신도들이 세웠으며 6·25 때 훼손됐다가 몇 차례에 걸쳐 중수됐다. 사찰이 소장하고 있는 신중도와 영산회상도, 지장보살도 등 탱화 3점은 19세기의 대표적인 탱화로 경북도 유형문화재(제335호)로 지정돼 있다.
천주교 안동교구 목성동주교좌성당은 1927년 본당으로 승격했으며, 고 김수환 추기경이 주임신부로 첫 사목 활동을 시작한 유서깊은 곳이다.
또 경상북도 유교문화회관은 유교문화 보존과 전승을 하는 기관이며 성덕도안동교화원 은 유·불·선을 합친 신흥 종교기관이다. 이처럼 기독교와 천주교, 불교, 유교, 민족종교 등이 나란히 모여 있는 곳은 전국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풍경이다. 더욱이 이 일대는 풍요와 평화를 기원하던 사직단이 있었으며, 유교적 교육과 여론 형성의 중심지 역할을 한 안동향교가 있던 곳이기도 하다. 권영세 안동시장은 "이곳은 다종교가 어울려 온 공간"이라며 "종교타운이 종교간 화합과 상생을 바탕으로 테마 관광지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안동=송의호 기자
yeeho@joongang.co.kr

주요 종교기관 화합 타운 만들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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