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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선고받은 홍준표 "뼈를 깎는 심정으로 거듭나 국가와 국민을 위해 분골쇄신"

중앙일보

입력

‘성완종 리스트’ 사건과 관련해 무죄 선고를 받은 홍준표 경남지사가 16일 “권력이 없는 자의 숙명이고 ‘모래시계 검사’의 업보라고 생각했다”며 “총체적인 국가위기를 맞아 이번 일을 계기로 저 자신부터 뼈를 깎는 심정으로 거듭 태어나 국가와 국민을 위해 분골쇄신하고, 더욱 낮은 자세로 저의 모든 성심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홍 지사는 이날 경남지사 서울 사무실(여의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35년 간 공직생활을 해오면서 즐풍목우(櫛風沐雨 : ‘바람에 머리를 빗고 비에 몸을 씻는다’는 뜻으로 긴 세월을 떠돌며 고생함)의 자세로 오로지 국민과 국가만을 바라보며 열심히 일해왔다. 하지만 ‘성완종 메모’라는 황당한 사건에 연루돼 1년 10개월 간 인고의 시간을 겪어야만 했다. 지난 1년 10개월간 무거운 등짐을 지고 산길을 걷는다는 심정으로 묵묵히 견뎌왔다”고 말했다.

서울고등법원은 이날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홍 지사에 대한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홍 지사는 1심에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서 1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1억원을 선고 받았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금품전달자로 지목된 윤승모씨의 진술이 믿기 어렵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홍 지사는 2015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대권을 준비하겠다”고 말해 사실상 대권 출마를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다음은 홍 지사 입장 전문.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350만 경남도민 여러분 저는 오늘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저의 문제로 인해 국민 여러분과 경남도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하게 생각합니다. 이 모든 것이 저의 부덕의 소치라고 여기면서, 이번 일을 거울삼아 저 자신을 철저하게 되짚어보는 성찰의 기회로 삼겠습니다.
저는 지난 35년간 공직생활을 해오면서 즐풍목우(櫛風沐雨)의 자세로 오로지 국민과 국가만을 바라보며 열심히 일해왔습니다. 하지만 ‘성완종 메모’라는 황당한 사건에 연루돼 1년 10개월간 많은 인고의 시간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다행히 오늘 항소심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으로 실추된 저의 명예를 되찾았습니다. 실체적 진실에 입각한 무죄판결이 항소심 법정에서 이루어져 누명을 벗게 됐습니다. 저는 지난 1년10개월간 무거운 등짐을 지고 산길을 걷는다는 심정으로 묵묵히 견뎌왔습니다. 권력이 없는 자의 숙명이고, ‘모래시계 검사’의 업보라고도 생각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 대한민국은 천하대란(天下大亂)의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불행한 역사가 또다시 되풀이되고 있고, 국론은 ‘촛불’과 ‘태극기’로 나뉘어 분열돼있는 등 정치 경제 외교 안보 등 모든 분야가 위기에 빠져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총체적인 국가위기를 맞아 이번 일을 계기로 저 자신부터 뼈를 깎는 심정으로 거듭 태어나 국가와 국민을 위해 분골쇄신하고, 더욱 낮은 자세로 저의 모든 성심을 다하겠습니다. 대란대치(大亂大治)의 지혜를 발휘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절망과 무력감에 빠진 국민들에게 희망을 드릴 수 있다면 저는 어떤 어려움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많은 성원을 당부드립니다.
2017년 2월 16일 경상남도지사 홍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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