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금리인상 ‘3월 카드’ 만지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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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재닛 옐런 의장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14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 상반기 통화정책 청문회에서다.

“시중 자금 천천히 회수할 것” 발언
트럼프 정책 리스크에 경계감 표시

시중에 돈이 넘칠 것을 우려해 천천히 미리 거둬들이자는 식의 발언도 했다. 너무 급하게 금리를 올릴 경우 경기침체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옐런 의장의 관심은 인플레이션 가능성이다. 그는 “앞으로 있을 통화정책회의들에서 고용과 물가상승이 예상대로 진전될 경우 기준금리 추가 조정이 적절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옐런이 통화정책회의를 ‘복수형’으로 사용함에 따라 당장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인상 이슈가 다뤄지고 5월초, 6월 중순 회의에서 계속 같은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제프리의 워드 매커시는 “3월부터 인상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봐야한다”면서 “모든 결정은 데이터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옐런은 이날 “앞으로 나올 데이터를 보면, 시장이 강해지고 있고 물가상승률도 2%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면서 유독 데이터를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정확대 정책을 의식한 듯 "(경기부양을 위해) 너무 오래 기다린다면 현명하지 못하다(unwise)”며 ‘언와이즈’에 힘을 줬다. 암허스트 피어폰트 증권의 스티브 스탠리는 “지금까지 옐런이 했던 발언 가운데 가장 매파적이었다”고 지적했다. 옐런은 이날 구체적인 금리인상 시점이나 인상 기준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의문을 표시했다. 재정정책이 잠재적으로 경제전망에 영향을 주는데, 대형 감세로 재정이 급격히 악화하는 리스크에 경계감을 내비쳤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옐런의 발언으로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종전 30%에서 34%로 높아졌다.

한편 옐런의 금리인상 가능성 발언 이후 금융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뉴욕 3대 지수가 4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100엔당 1000원 밑으로=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가치는 전 거래일(1137.4원)보다 4.8원 하락한 1142.2원으로 마감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달러 강세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반면 원화는 엔화가치 대비로는 강세였다. 이날 엔화 대비 원화가치(재정환율)는 오후 3시 30분 현재 100엔당 999.08원으로 전날 기준가보다 4.58원 올랐다. 원화가치는 지난해 2월 1일(기준가 989.12원) 이후 1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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