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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년 축구 스타들 속속 카타르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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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는 축구 영웅들의 마지막 엘도라도다.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통산 1백98골을 넣어 전설이 된 가브리엘 바티스투타(34.아르헨티나),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브라질을 우승으로 이끈 호마리우(37), 프랑스 아트사커 수비라인의 핵심 멤버였던 프랑크 르뵈프(35), 독일 국가대표 출신 마리오 바슬러(34)와 슈테판 에펜베르크(34). 이들은 모두 올해 카타르 축구클럽으로 자리를 옮긴 선수들이다.

지난달 24일에는 스페인 국가대표이자 레알 마드리드의 정신적 지주였던 페르난도 이에로(35)가 카타르의 한 클럽과 이적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AFP 등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왕년의 스타들이 거침없이 카타르행을 결정하는 이유는 오직 '돈' 때문이다. 바티스투타가 2년간 8백만달러(약 96억원)를 받는 등 카타르 클럽들은 전성기를 뒤로 한 스타들에게 아낌 없이 돈을 풀고 있다.

하지만 카타르의 축구 여건을 보면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지난 시즌 최다 관중 기록은 1만명 정도. 카타르 최대 경기장의 수용인원은 고작해야 3만명이다. 축구 수준이 높은 것도 아니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축구 외에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는 세미프로선수다.

영국의 BBC 인터넷판은 지난 6일 카타르의 클럽들이 왕년의 스타를 영입하기 위해 큰 돈을 쓰는 것은 '최고 지도자의 취향'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카타르 최고 권력자 알 타니의 아들 타밈은 지난주까지 카타르올림픽위원회의 수장이었고 스포츠광이다. 특히 축구에 관심이 높아 카타르올림픽위는 매년 각 축구클럽에 1천만달러를 지원하고 있다. 이 돈이 바로 스타들의 영입 자금으로 쓰이고 있는 것이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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