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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손' 알카에다 건재 과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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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9.11 테러가 2년 가까이 흘렀고 미국의 이라크전 종전 선언 이후 1백일이나 지났지만 알카에다가 도처에서 등장하고 있다. 알카에다는 지난주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와 이라크 바그다드의 요르단 대사관에서 잇따라 발생했던 테러의 배후로 드러나고 있다. 이라크에는 외부에서 침투한 알카에다와 사담 후세인의 잔존 부대가 결합한 새로운 대미 테러부대 '자이시 모하메드'가 등장했다.

◆주요 테러에 알카에다가 배후=미국과 요르단은 지난 7일 발생한 바그다드의 요르단대사관 테러 용의자로 알카에다의 고위 간부인 무사브 자르카위(36)를 지목했다.

자르카위는 아프가니스탄의 알카에다 훈련 캠프에서 머물다 9.11 테러 이후 이라크 북부에서 반미 무장조직인 '안와르 알이슬람'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고성능 기폭장치와 TNT를 적절하게 배합하고 차량 폭발테러 방법을 동원한 이번 대사관 테러는 기존 이라크 저항세력들의 공격과는 전혀 다른 알카에다식 수법이라는 것이다.

마토리 압둘 잘릴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은 8일 자카르타 매리어트 호텔 테러범들에 대해 "이들은 알카에다 조직원들과 함께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훈련받았다"고 말했다.

◆알카에다+후세인 부대=사우디아라비아 등 인접 아랍 국가들에서 이라크로 침투한 알카에다 테러리스트들이 사담 후세인의 정보기관 잔존 세력과 연대해 공동의 적인 미군과 '성전(聖戰)'을 벌이고 있다고 영국의 더 타임스가 10일 보도했다.

이들이 공동으로 결성한 부대의 이름은 '자이시 모하메드(예언자 모하메드의 군대)'이며 사우디아라비아 국경지대를 통해 지난 4개월 동안 각종 화기와 수백만달러의 자금을 밀반입, 미군에 대한 항전을 주도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알카에다 간부들은 후세인의 정보기관 '무카바라트'의 책임자였던 모하메드 알쿠디에르 등의 도움을 받아 지휘부는 알카에다, 전투요원은 이라크인들로 구성된 '다국적군'을 결성해 게릴라전을 주도하고 있다.

폴 브레머 이라크 최고행정관도 8일 "알카에다의 지휘를 받는 수백명의 안와르 알이슬람 조직이 이란에 숨었다가 다시 이라크로 들어와 대규모의 테러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런던=오병상 특파원,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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