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 바뀌니 주가 뜨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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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기업의 지배구조가 바뀌거나 그 가능성이 제기된 기업들의 주가가 연일 상한가 행진을 하고 있다.

지난 7일 최대주주가 바뀐 실리콘테크는 다음날 주가가 11.8% 올라 상한가를 기록했다.

최대주주 변경이 공시된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상승세였다. 이 회사는 외국계 투자회사인 CP홀딩스가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바꾸는 전환 청구권을 행사해 종전 최대주주보다 0.3% 많은 6.98%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배구조의 변화가 주가를 올리는 것은 새로운 최대주주가 회사 경영 상황을 개선시킬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라며 "또 대주주들이 지분 확보 경쟁을 하는 과정에서 매수가 늘어 주가가 오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고(故)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의 사망 이후인 지난 7~8일 현대엘리베이터가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것도 지배구조가 바뀔 것이라는 예측이 일부 반영됐다고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이 회사 최대주주인 고인의 장모 김문희씨의 지분이 정리돼 대북 사업과 관련된 리스크를 벗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금속은 증권업계의 큰손으로 알려진 金모씨가 이 회사 지분(18.78%)을 늘리고, 감사 교체를 위한 임시 주총을 요구하면서 지난 7~8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이 지배구조 변화만을 보고 투자하는 것은 위험이 따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LG투자증권 투자정보팀 이동관 대리는 "지배구조가 바뀐다는 것은 회사가 불안정하다는 의미인 만큼 언제든 주가가 다시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배구조가 바뀐 기업이 리모델링에 성공한 경우는 드문 편"이라며 "막연한 기대감으로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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