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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양육에서 느끼는 행복감, 소득수준 따라 다를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아이를 키우면 행복할까? 행복하다.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7월부터 12일까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만 9세 이하의 자녀를 둔 응답자 중 97.5%는 ‘아이를 키우는 것이 가치가 있다’고 답했고, ‘행복하다’는 응답도 91.6%에 달했다.

만 9세 이하 자녀 어머니 설문조사
91.6%가 "자녀양육 행복하다"지만,
"양육 자신있다"는 응답은 51.6%
10명 중 9명이 "육아비용 부담"

여가부는 출산계획이 있거나 임신 중인 ‘예비맘’(299명)과 만 9세 이하의 자녀를 둔 어머니(903명) 등 총 1202명을 조사해 ‘2016 육아문화 인식조사’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육아문화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렇다면 자녀를 키우면서 느끼는 행복감은 소득수준과 큰 관계가 있을까? 그렇지 않다. 월평균 가구소득이 250만원 미만(92.1%)인 경우나 550만원 이상(89.2%)인 경우나 자녀 양육에서 행복을 느낀다는 응답자 비율은 비슷했다. 하지만 양육에 대한 자신감에 대해 ‘그렇다’고 응답한 비율은 51.3%에 그쳤다.

이는 육아비용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육아비용에 부담을 느낀다’는 응답자는 90%가 넘었다. 이 중 ‘매우 부담’이라는 응답은 33.3%에 달했다.

자녀가 있는 가구의 육아비용은 자녀가 1명만 있는 경우(56.7%) 86만5000원이고, 자녀가 2명(38.2%)이면 131만70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3명 이상(5.1%)인 경우는 153만7000원을 육아에 썼다. 육아비용의 전체 평균은 107만2000원으로 자녀가 있는 가구의 월 평균 지출액 345만8000원 중 31%를 차지했다.

이 중 어린이집ㆍ유치원이나 도우미 채용에 쓰는 ‘돌봄비용’이 20.9%로 비중이 가장 컸고, 식료품비(14.9%), 사교육비(14.4%), 저축 및 보험(14.1%) 순이었다. 특히 자녀가 초등 저학년(만 7~9세)인 경우 전체 양육비용의 64.1%를 사교육비에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의 출생순위가 낮아질수록 양육비용은 줄어들었다. 자녀가 셋인 경우 첫째 자녀에게 총 80만80000원을 썼지만, 둘째에게는 55만9000원, 셋째에게는 41만2000원을 지출했다. 돌잔치 비용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첫째 자녀의 돌잔치에는 평균 260만원을 지출했지만 둘째에게는 148만원, 셋째에게는 95만원을 돌잔치에 사용했다. ‘작은 돌잔치’에 대해선 응답자의 97%가 긍정적으로 인식했다. 92%는 ‘작은 돌잔치’를 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양육비용 부담이 저출산의 주요 원인이 된다는 응답은 94.6%에 달했다. 양육비용으로 인해 부부의 노후 준비가 부족하다는 응답도 92.8%였다. ‘우리나라의 육아문화가 다분히 과소비적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 응답자는 96.2%나 됐지만, 정작 본인의 육아비용 지출이 그렇다는 응답은 43.1%로 비교적 낮았다.

실제 응답자들은 육아용품을 물려쓰거나 중고 육아용품을 구매해 실속을 추구하는 경향이 컸다. 자녀를 둔 응답자의 93%가 육아용품을 물려받은 적이 있고, 이 중 96.6%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중고 육아용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75.3%의 응답자도 94.7%가 만족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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