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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J카페] 코코아 가격 8년 만에 최저치…밸런타인데이 초콜릿도 싸질까?

중앙일보

입력

사랑하는 사람에게 초콜릿을 주고 받는 밸런타인데이(2월14일)를 앞두고 초콜릿 원료인 코코아 가격이 바닥까지 주저앉았다.

13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주 국제상품거래소(ICE)에서 코코아 선물 가격은 t당 1951달러로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코코아 가격 하락은 세계 코코아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남미와 아프리카 서부의 코코아 풍작으로 공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이 지역은 지난 시즌 가뭄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지만 현재 환경이 개선돼 작황이 좋아졌다. ICE에 따르면 코코아 재고는 2009년 12월에 비해 38%나 늘어났다.

이와 달리 초콜릿 수요는 줄어드는 추세다. 당 줄이기 등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다. 스위스의 초콜릿 제조업체 바리 칼레보(Barry Callebaut)에 따르면 지난해 9~11월 세계 초콜릿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3% 줄었다. 초콜릿 최대 소비 지역인 유럽에서는 3.1%, 아메리카 지역에서도 2% 감소했다. 이에 헤지펀드들은 코코아 가격 하락에 베팅해 코코아 순매도 포지션은 2월7일(현지시간) 현재 2만4320계약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투자은행인 UBS와 씨티그룹은 앞으로도 코코아 가격이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캐드버리 초콜릿과 오레오 쿠키를 생산하는 몬델리즈를 포함해 많은 제과 업체들이 원재료 가격을 줄일 수 있게 됐다"며 "연인들은 올해 밸런타인데이에 조금 더 싼 가격에 초콜릿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제과협회에 따르면 미국인의 70%가 밸런타인데이에 초콜릿이나 사탕을 주고 받는다. 런던에 위치한 라보은행의 카를로스 메라 아제노 원자재 애널리스트는 "초콜릿 가격 하락으로 인해 향후 6개월, 특히 할로윈이나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초콜릿 가격이 거의 바닥 수준이라고 보여지지만 더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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