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 작지만 터지면 큰 충격 … 유럽선거, 세계 금융 꼬리위험 될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5면

올해 예정된 유럽 주요국 선거가 세계 금융시장의 ‘꼬리 위험’(tail risk)이 될 것이란 주장이 나왔다. 가능성은 작지만 터졌다 하면 막대한 파장을 불러올 위험이란 뜻이다.

마커슨 SG 경제리서치부문 대표
프랑스 대선 ‘EU 탈퇴 공약’ 악재
한은, 하반기 금리인하 가능성도

미칼라 마커슨(사진) 소시에테제네랄(SG) 경제리서치 부문 글로벌 대표는 9일 기자간담회에서 “극단적인 성향을 가진 지도자가 득세하고 있는 유럽 선거는 세계 경제에 꼬리 위험이 될 수 있다”며 “오늘 당장 이들이 집권할 가능성이 작다고 해도 내일이 되면 또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가장 주목되는 선거는 4~5월 두차례 투표가 이뤄지는 프랑스 대선이다. 극우 성향인 마린 르펜 국민전선 대표가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다. 대선 행보를 본격화한 지난 5일 프랑화 부활, 6개월 내 유럽연합(EU) 탈퇴 등을 공약으로 내걸면서 프랑스 증시는 하락하고 유로화 가치가 떨어지는 등 금융시장이 출렁거렸다.

마커슨 대표는 “시장 참가자가 우려하는 것은 이들 국가의 EU 탈퇴와 유로화 사용 중단, 또 채무 불이행”이라며 “가능성은 적다 해도 이들이 집권할 경우 세계 증시엔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선 확률이 30%라던 트럼프가 결국 당선됐다”며 “비가 올 확률이 30%라는 일기 예보 후 실제 비가 왔을 때 우산을 챙기지 않은 것은 본인의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세계 경제 전반에 대해선 “저유가로 소비가 늘고 미국 등의 재정 확대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경기 침체(디플레이션)에서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으로 가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소시에테네제랄은 올해 한국 경제 어려움으로 빚에 의존한 성장의 한계,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정치 불확실성을 꼽았다.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2.3%로 기획재정부(2.6%), 한국은행(2.5%) 낮았다. 경기가 좋지 않는다면 한국은행이 하반기 중 두 차례 금리 인하(1.25→0.75%)가 이뤄질 가능성도 제시했다.

오석태 한국SG증권 본부장은 “지난 2년간 저금리 정책과 늘어난 가계부채에 의존해 한국의 내수 경기가 나쁘지 않았지만 올해부터는 이것이 꺾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또 최근 나타난 달러화 약세와 별개로 앞으로는 달러화가 강세를 띨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새누리 기자 newworld@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