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뱅크 덕 본 현대중공업, 3년 만에 흑자 전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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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매출액 39조3173억원, 영업이익 1조6419억원, 당기순이익 6823억원을 기록하면서 2013년 이후 3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고 9일 발표했다.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긴 것은 2012년(2조55억원) 이후 처음이다.

영업이익 절반, 정유부문서 담당
조선업 3개사도 불황 속에 선방

이같은 성적은 자회사 현대오일뱅크가 견인했다. 정제 마진이 오르고 판매량도 늘면서 현대오일뱅크는 영업이익 8000억원을 달성했다. 조선 3사(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도 영업이익 7100억원을 기록하며 조선업 불황의 와중에 선방했다.

현대중공업은 “조선 부문에서 수익성이 양호한 선박의 건조 비중이 증가했고, 원가 절감과 공정 효율화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분사를 앞둔 건설장비, 전기전자 등의 부문에서도 지속적인 원가 절감을 진행해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4년 창사 이래 최대치인 3조20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보면서 대내외적 충격을 안긴 데 이어 이듬해에도 1조5000억대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경쟁력 회복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임금 반납, 희망퇴직 등 자구계획을 진행했고 터보 기계, 그린에너지 분사 등 사업 재편도 진행했다. 보유주식과 부동산 등 비핵심자산 매각으로 2015년말 220%(연결기준)였던 부채비율이 지난해 말 175%로 개선됐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지난해 수주부진 등으로 힘든 상황 속에서 지속적인 경영합리화 노력으로 흑자를 기록했다”며 “올해도 일감 부족으로 경영 여건이 녹녹치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환경규제 강화로 인한 신형 선박 발주, 유가 상승에 따른 해양플랜트 발주 가능성 같은 긍정적인 기대 요소도 있는 만큼 흑자를 이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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