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왕’ 베컴, 기부는 다 쇼였나…이메일 해킹으로 최대 위기

중앙일보

입력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의 데이비드 베컴(42ㆍ사진)이 이메일을 해킹당해 자신의 명예가 훼손되는 위기에 처했다. 이메일이 해킹되는 과정에서 ‘기부왕’으로 통하는 베컴의 기부 목적이 오로지 작위 서훈에 있었다는 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해킹된 내용은 베컴이 유니세프가 아닌 제3자에게 보낸 이메일 인 것으로 알려졌다.

7일(한국시간) 미국 다수의 외신은 “베컴이 기사 작위를 따기 위해 유니세프에 기부하고 협력해왔다는 이메일이 유출됐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베컴은 지난 2013년 영국 왕실 기사 서훈 위원회에서 작위를 받지 못하자 몹시 분개했다. 그가 작성한 이메일에는 “쓰레기 같은 이들이다. 도대체 누가 서훈 여부를 결정하나. 화가 난다. 내가 미국인이었다면 10년 전에 그런 것을 받았을 것이라고 정직하게 말하면 영예롭지 못한 일이다”라고 분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메일 곳곳에는 자신이 홍보대사로 활동했던 유니세프에 어떤 재정적 도움을 제공했는지를 드러내며 서운해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의 대변인은 “그런 얘기는 맥락에서도 벗어나고 진부한 자료들에 근거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유니세프는 성명을 내고 “베컴이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너그러이 제공하고 어린이들을 위한 유니세프의 작업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상당한 자금까지 제공했다”고 인정했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베컴과 가까운 이들은 해커가 스포츠계의 내부 고발 웹사이트 ‘풋볼리크스’에 연결돼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베컴의 이메일을 해킹한 해커는 의도적으로 금전을 노리고 접근했다가 여의치 않자 ‘풋볼리크스’를 비롯한 여러 매체에 해당 사실을 유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