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태 “최순실, 대통령이 불러 피곤하다며 짜증…이영선 픽업으로 靑 출입”

중앙일보

입력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는 “최순실씨(사진)가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을 만나 청와대에 출입했고 이 과정에서 피곤하다며 짜증을 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고씨는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대통령과 최씨 사이의 일을 직접 보고들은 적 없느냐’는 최씨 측 이경재 변호사의 질문에 “많이 들었다”며 이같이 답했다.

고씨는 “(최씨가)청와대 들어가야 한다고 하거나, 그러면 제가 (최씨를 데리고)낙원상가 앞에 가면 이영선 행정관이 대기하고 있었다”며 “거기 내려주면 이영선이 데리고 들어갔다”고 말했다. 고씨는 “저쪽 반대쪽인 효자동 쪽으로도 데려다 주면 거기서 이영선 행정관이 픽업해서 데리고 갔다”고 덧붙였다.

고씨는 최씨가 청와대로 갈 때마다 “‘피곤한데 청와대로 들어가야 한다’, ‘피곤한데 스트레스를 받는다’, ‘대통령이 부른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최씨가 직접 대통령과 대면하고 이야기한다고 얘기했다”며 “그래서 청와대 출입하는 것을 알고 있었고, 대통령과 독대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최씨 변호인이 ‘최씨와 정 전 비서관 사이에 있었던 일을 목격하거나 들은 적이 있나’고 질문하자 고씨는 “전화통화를 수시로 했다”고 답했다. 이어 고씨는 “최씨가 아무 어떤 내용에 대해서 서류 이야기라든지 문건에 대해 ‘이건 이렇게, 저건 저렇게 해야지’, ‘빨리 보내 봐’ 이런 식으로 통화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최씨 측은 고씨의 말이 추측에 불과해 공소사실 입증에 필요한 구체성이 떨어진다며 맞섰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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