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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부쩍 늘어난 시진핑 주석의 육성 보도 노림수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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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 CC-TV가 공개한 지난해 중국의 성과를 홍보하는 애니메이션 랩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사진=중국 CC-TV]

중국 관영 CC-TV가 공개한 지난해 중국의 성과를 홍보하는 애니메이션 랩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사진=중국 CC-TV]

“빙상과 스키 스포츠의 보급과 경기 수준이 아직 부족하다. 아직 5년 남았다. 5년 동안 우리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하듯 수준을 높이자.”

“자네 집 튀김 맛이 좋네. 나는 베이징에서 자파이차(炸排叉·중국식 꽈배기)를 즐겨 먹는다. 올해도 춘절을 쇠려고 벌써 강정과 함께 주문했다.”

지난 춘절(중국식 설)을 앞둔 지난달 23~24일 양일간 중국 중앙(CC) TV 메인 뉴스인 신원롄보(新聞聯播)를 통해 전국에 보도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생생한 육성이다. 지난달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를 다녀온 시 주석은 곧장 중국 정치 지도자의 연례 행사인 춘절 지방 시찰에 나섰다.

1박 2일 일정의 올해 첫 허베이성(河北)성 시찰의 경우 지방 일정을 모두 마친 뒤 CC-TV가 보도하던 관례를 깼다. 지난달 23일 장자커우(張家口) 2022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시찰 모습은 당일 메인뉴스 머리기사로 즉시 보도됐다. 특히 11분 36초 분량의 리포트에서는 예년과 달리 8차례에 걸쳐 시 주석이 올림픽 조직위 현장 책임자, 스키 관광객, 운동 선수 등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과 육성이 방영됐다. 전체 리포트 분량의 3분의 1 가량이었다.

이튿날 허베이성의 대표적 빈곤촌인 장베이(張北)현 사오얼타이(小二臺)진 더승(德勝)촌과 낙농공장 시찰을 전한 보도 역시 시 주석이 현지 주민과 나눈 대화 등 육성이 전체 리포트의 4분의 1정도를 차지했다. 지난달 29일에는 CC-TV 산하 동영상 제작부서인 웨이스핀(微視頻) 공작실이 시 주석의 생생한 육성을 담아 제작한 ‘대단하다 우리의 2016년’이란 랩 애니메이션이 공개됐다. 시 주석은 영상에서 “나의 가장 큰 걱정은 여전히 곤란한 군중이고, 개혁과 발전의 성과가 더 많은 군중에게 돌아가게 하는 것”이라며 서민 중시 정치를 외쳤다.

시 주석의 현장 시찰 보도에서 육성이 늘어난 이유는 친서민 이미지 만들기와 소통 강화를 위해서다. 올 가을 집권 2기 지도부를 결정하는 19차 당대회를 앞두고 국내 정치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조영남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시진핑 주석은 올해 당대회에서 당장(黨章·당의 헌법 격) 수정을 통해 자신의 ‘4개 전면’(샤오캉사회 건설·개혁심화·의법치국·종엄치당)을 통치 이데올로기로 격상시켜야 한다”며 “이를 위해 총서기 띄우기가 대대적으로 펼쳐질 것이고 관련 보도 분량 역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녜천시(?辰席·60) CC-TV 사장이 지난해 9월 미디어 업무를 총괄하는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 국장을 겸직한 것도 시 주석의 대외적인 스트롱맨 이미지를 온화한 친서민 이미지로 바꾸기 위해서라고 분석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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