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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당시 광주은행 유리창 탄흔 '헬기사격' 증거 확인 한계

중앙일보

입력

5ㆍ18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 정황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여겨졌던 옛 광주은행 본점 유리창의 탄흔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5.56㎜ 소총탄의 흔적으로 추정된다고 3일 밝혔다.

국과수는 이날 광주은행 옛 본점 유리창 탄흔 분석 결과를 발표하면서 M60 기관총 탄흔일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1980년 5·18 당시 군 헬기가 전남도청 주변을 저공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5·18 기념재단]

1980년 5·18 당시 군 헬기가 전남도청 주변을 저공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5·18 기념재단]

국과수는 5ㆍ18민주화운동기록관이 소장하고 있던 광주은행 옛 본점 사옥 유리창 3장에 남겨진 탄흔 분석 작업을 벌여왔다.

보고서에서 "유리창 한 장의 손상은 구경 5.56㎜ 탄환에 의한 탄흔으로 판단된다"며 "나머지 두 장의 손상은 형태로 보아 탄흔으로 판단되나 종류를 논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총탄이 지나간 구멍의 형태가 상하로 긴 타원이어서 상향 또는 하향 사격의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가장자리 부분이 훼손돼 발사각도 판단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1980년 5월 당시 광주은행 옛 본점 사옥 주변에는 비슷한 높이의 건물이 없었다.

분석 결과에 따라 앞서 헬기 사격 정황 증거로 확인된 전일빌딩에 이어 추가 정황 증거가 될 수 있었지만 이번 분석에서는 이를 확정하지 못했다.

앞서 국과수는 광주 금남로 전일빌딩 꼭대기층인 10층에서 발견된 탄흔 150개를 분석해 헬기 사격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결론을 내렸다.

전일빌딩과 광주은행 본점은 직선거리로 300여m 떨어져 있다.

그동안 군과 정부는 계엄군의 헬기 사격이 있었다는 당시 생존자들의 증언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5ㆍ18 연구소가 찾아낸 1980년 5월 28일자 계엄 상황일지에는 광주에 파견된 군 항공기 관련 기록이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지에는 공격헬기인 코브라 AH-1J 2기와 경고격형헬기 500MD 6기, 수송헬기 UH-1H 5기, 중형수송기 C-1 3기 등 헬기 13대와 항공기 3대가 파견된 것으로 나와있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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