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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간장과 채소 어우러진 한식, 세계 미식가 사로잡다

중앙일보

입력

지난 23일 ‘2017 마드리드 퓨전’ 행사장에서 방문객들이 한식 디저트를 구경하고 있다. [사진 한식재단]

지난 23일 ‘2017 마드리드 퓨전’ 행사장에서 방문객들이 한식 디저트를 구경하고 있다. [사진 한식재단]

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재단이 지난 23~25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2017 마드리드 퓨전(Madrid Fusion 2017)’에 참가해 된장, 고추장 등 전통 발효 장류를 소개하며 세계 식품업계 관계자와 오피니언 리더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마드리드 퓨전은 매년 스페인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미식 축제다. 올해 14회째를 맞은 이 행사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셰프인 스페인의 호안 로카, 스웨덴의 마그너스 엑을 비롯해 각국의 언론인, 맛 평론가, 일반 관람객 등이 참석해 미식 트렌드를 공유하고 직접 조리·시식해 보는 자리를 가졌다.

농식품부·한식재단 ‘2017 마드리드 퓨전’ 참가

된장으로 무친 양상추·배추
간장 양념한 잣즙우뭇국수
외국인 입맛 맞춘 메뉴 개발

세계적 셰프, 요리 전문가 참석

한식재단의 마드리드 퓨전 참석은 이번이 네 번째다. 2012년 처음 초청받은 뒤 2015년부터 매년 참여하고 있다. 그동안 이 행사를 통해 해초류, 사찰음식 등을 소개했다. 올해 한식재단은 ‘신선한 채소와 발효 장류의 만남’을 주제로 간장, 된장 등 전통 발효 장류를 소개하는 데 집중했다. 독특한 냄새와 형태 때문에 외국인들이 낯설게 느낄 수 있는 한국 전통 발효 장류를 거부감 없이 접할 수 있도록 장류를 이용한 메뉴 개발에 특별히 신경썼다. 행사가 진행되는 3일 동안 매일 열린 시식회에서는 각종 ‘장’의 풍미를 살려 채소와 함께 조리한 요리를 선보였다. 방문객들은 특히 항아리에 담겨 숙성되는 장류의 발효 과정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 이 밖에 행사장에는 주스페인 대한민국대사관의 박희권 대사, 주스페인 한국문화원 채수희 원장 등이 방문해 한식 시연회를 관람하고, 한식 홍보부스를 방문해 관계자를 격려했다.

한식재단은 시식 행사 첫째 날 양상추와 배추 등 아삭한 식감을 내는 채소를 된장 소스로 무친 ‘된장 채소 무침’을 소개했다. 둘째 날에는 얇게 저민 오이와 제철 나물을 된장에 무친 뒤 밥을 말아낸 ‘채소장아찌 오이쌈밥’을 선보였다. 이날 행사장 다른 편에서는 주스페인 한국문화원이 현지 언론사와 방문객을 대상으로 한식 쿠킹클래스를 진행했다. 한식 요리를 직접 해 본 방문객들은 ‘이색적이고 건강한 음식’이라며 즐거워했다.

마지막 날에는 간장으로 양념한 우뭇가사리에 잣 국물을 부어 먹는 ‘잣즙우뭇국수’가 등장해 고소한 맛과 독특한 식감을 뽐냈다. 이날 다목적홀에서는 정통 한식 레스토랑 다담의 정재덕 셰프가 스페인 현지 채소로 만든 ‘건강 부각’ 만들기를 시연해 인기를 끌었다. 200여 명의 방문객이 참여해 깔끔하고 고소한 칩을 맛보며 한국 간식의 매력을 느꼈다. 스페인의 현지 방송국 TVE와 TELE CINCO는 한식 시연회와 홍보부스를 찾아 세계적인 음식 트렌드인 발효 음식의 가치에 대해 집중 취재하기도 했다. 이들은 방송을 통해 된장, 고추장 등 발효 장류와 이를 이용한 한식의 우수성에 대해 보도했다.

한식 시연회·쿠킹클래스 호평

한식재단은 이외에도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염두에 두고 선정한 ‘세계인이 좋아하는 한식 10선’과 전통 발효장 전시, 추첨 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해 행사를 더욱 풍성하고 다채롭게 꾸몄다. 행사 관계자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발효 음식에 대한 관심이 크다”며 “덕분에 발효 장류도 인기를 끌어 이번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식재단은 이번 마드리드 퓨전 행사 참가를 기점으로 우리의 장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재로 등재될 수 있도록 힘쓸 계획이다. 한식재단의 윤숙자 이사장은 “스페인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쿠킹클래스의 인기에 놀랐다”며 “한식에 대한 관심이 식재료 구매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한식 시연과 직접 만드는 요리 체험의 기회를 더욱 다양하게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혜연 기자 yoo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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