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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헤딩슛' 설기현 벌떡 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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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바우두' 설기현(벨기에 안더레흐트)이 팀을 하늘로 밀어올렸다.

7일(한국시간) 홈에서 열린 라피드 부카레스트(루마니아)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예선 2라운드 2차전에서 설기현은 극적인 역전 결승골을 꽂아 팀을 예선 최종라운드로 이끌었다.

1956년에 창설된 챔피언스리그는 유럽 각국의 최고 클럽팀들이 참가하는 가장 권위있는 대회다.

안더레흐트는 부카레스트와의 원정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기 때문에 '원정경기 다득점 우선'이라는 UEFA의 규정에 따라 홈 2차전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안더레흐트는 전반 종료 직전 상대 공격수 로베르트 일리예스와 플로린 브라투에게 잇따라 골을 허용, 0-2로 뒤진 채 전반을 마쳤다.

전반 3-4-3 포메이션으로 별 소득을 얻지 못한 안더레흐트는 후반 4-4-2의 전술로 바꾸면서 아연 활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결국 후반 6분, 네나드 예스트로비치의 헤딩슛으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고, 1분 뒤 파르 제테르베르크가 동점골을 뽑아냈다. 그러나 2-2로 끝나더라도 원정경기에서 두 골을 넣은 부카레스트가 예선 3라운드에 진출하는 상황이었다.

후반 29분, 마침내 설기현이 나섰다. 제테르베르크가 코너킥으로 공을 골문 앞으로 띄우자 설기현이 용수철처럼 튀어올랐다. 설기현의 머리를 튕겨나간 공은 골망을 힘차게 흔들었다. 순간 홈 관중들은 일제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세올(Seol)! 세올(Seol)!"을 연호했다.

설기현의 마무리 한방으로 예선 3라운드에 진출한 안더레흐트는 폴란드의 강호 비스와 크라코프와 본선라운드 진출권을 놓고 다투게 됐다.

경기 후에도 한동안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설기현은 "정말 좋았다. 후반 만회골이 터지면서 자신감이 들었다. 오늘의 역전 결승골은 평생 잊지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설기현은 2001년 8월에도 스웨덴의 할름슈타트와의 챔피언스리그 예선 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 득점을 기록했었다. 당시 안더레흐트는 설기현의 활약으로 본선 2라운드(16강)까지 진출했다.

한편 글래스고 셀틱(스코틀랜드)과 슬라비아 프라하(체코), 비스와 크라코프(폴란드), 로젠보그(노르웨이), 파르티잔 베오그라드(세르비아), 디나모 자그레브(크로아티아) 등도 모두 예선 3라운드에 진출했다.

진세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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