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월 만에 돌아온 우즈, 26년 전처럼 되찾은 스윙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4면

타이거 우즈

타이거 우즈

“주니어 시절 스윙으로 돌아가고 있다.”

부상 딛고 27일 정규투어에 복귀
“어깨 힘 뺀 주니어 때 스윙 구사”

부상에서 복귀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2·미국)가 지난해 12월 이벤트 대회인 히어로월드 챌린지에서 한 말이다. 미국 현지에서 직접 우즈의 스윙을 지켜본 한국프로골프협회(KPGA)투어의 권명호(33)도 “예전 같은 강력한 스윙은 아니지만 정말 편안해 보였다. 주니어 시절 때 구사했던 부드러운 스윙을 보는 것 같았다”고 평가했다. 권명호는 “2000년 우즈의 스윙은 땅이 울릴 정도로 다이내믹했다. 그러나 2015년 파머스 인슈어런스 대회에서는 드라이빙 레인지에서부터 아픈 티가 역력했다”고 회상했다.

2015년 내내 허리 통증에 시달렸던 우즈는 결국 그해 8월 윈덤 챔피언십을 마친 뒤 수술대에 올랐다. 그리고 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토리파인스 골프장에서 개막하는 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17개월 만에 정규 투어 복귀전을 치른다.

스탠스를 좁게 하면서 파워보다는 정교함을 앞세우고 있는 우즈의 최근 스윙은 그의 주니어 시절을 연상케 한다. 1996년 프로 전향 당시에도 이와 비슷한 스윙이었는데 드라이브샷 거리가 301.6야드나 나갔다. 우즈는 “당시 나는 1번 아이언처럼 삐쩍 말랐지만 거리는 멀리 보냈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우즈는 복귀전인 지난해 12월 히어로월드 챌린지에서 버디 24개를 잡아냈다. 17명의 출전 선수 중 가장 많은 버디를 기록했다. 드라이브샷 거리 300야드를 넘기는 리키 파울러(29·미국)보다 더 멀리 티샷을 날리기도 했다. 그러나 더블보기도 6개로 가장 많았다. 그래서 쇼트게임을 보완한다면 우승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투어 복귀전 장소로 토리파인스 골프장을 선택한 것도 이유가 있다. 토리파인스 골프장은 우즈의 ‘텃밭’이다. 24일 제네시스 오픈(2월16~19일)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우즈는 ‘토리파인스 골프장에서 몇 번 우승했는지 아는가’라는 질문에 “8번이다. 주니어 시절까지 포함하면 정확히 9번”이라고 강조했다.

우즈는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7승을 챙겼고, 이곳에서 열린 2008년 US오픈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19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주니어월드골프챔피언십 우승컵도 이곳에서 들어올렸다. 우즈는 “가장 좋아하는 코스에서 복귀전을 치르게 돼 흥분된다”고 말했다.

컨디션도 차츰 좋아지고 있다. 그는 “월드히어로 챌린지 이후 일주일에 4~5번 필드에 나가 실전을 대비했다”고 밝혔다. 우즈는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을 시작으로 오메가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 제네시스 오픈, 혼다 클래식에도 차례로 출전할 계획이다. 5주간 4개 대회에 출전하는 강행군이다. 그는 “5주 동안 4개 대회를 소화할 만큼 충분히 몸 상태가 좋아졌다. 이젠 대회장에 나가 경기를 치러야 할 때가 됐다”며 의욕을 보였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