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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월 250만원, 새벽 5시 30분 기상… 기숙학원 방학캠프 효과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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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정은·임규원

경기도의 한 기숙학원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사진=중앙포토]

경기도의 한 기숙학원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사진=중앙포토]

‘명문대 합격의 지름길, OO기숙학원’, ‘변화는 지금부터! XX기숙학원!’

요즘 같은 겨울, 그리고 무더운 여름철만 되면 수많은 학생들의 눈과 귀를 자극하는 각종 기숙학원들의 홍보 문구들이다. 지도 서비스에서 전국의 '기숙학원'을 검색하면 160곳이 넘게 나온다. 방학이 찾아올 때마다 학생들은 인터넷에서 자신의 부족한 실력을 보충해 줄 기숙학원 '윈터 스쿨'을 뒤지느라 두 눈이 빠질 지경이다. 학교 어디를 가나 온통 기숙학원으로 한창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숙학원을 가지 않는 학생은 이들의 대화에 끼는 것조차 어렵다.

그런데 이 후끈후끈한 기숙학원의 열기가, ‘변두리’ 나주 영산포까지 전해지고 있다. 이곳 전남외고에서도 많은 학생이 기숙학원을 갔거나, 지금 이 순간 기숙학원에서 ‘열공’ 중이다. 기숙학원에 대한 이들의 생각은 어떨지, 다음은 전남외고 195명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다.

기숙학원 학생들이 잠자리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중앙포토]

기숙학원 학생들이 잠자리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중앙포토]

[그래픽=양리혜 기자]

밤 10시 30분 취침해 새벽 5시에 일어날 때까지 6시간 30분의 수면, 아침·간식·점심·저녁시간 3시간 10분과 수업 사이의 쉬는 시간 10분씩을 제외하면 하루 종일 공부한다. 기숙학원에 다녀본 2학년 모 학생의 증언에 따르면 주말은 "이보다는 프리한" 시간표를 따른다.

기숙학원의 겨울방학특강 비용

학원

가격

A

250만원

B

280만원

C

285만원

D

249만원

홈페이지상에 공개된 학원비는 고교 겨울특강 한달 기준 250만원~280만원선. 같은 학원 체인이라도 지점마다 가격이 상이하고 계약금이 있는 경우도 있어 실제로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위의 표에서 많게는 70만원까지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다. 가격을 제시하지 않은 학원도 있다. 여학생 전용 기숙학원일수록 가격이 저렴했다.

기숙학원 입소기간은 크게 두가지로 나뉘었다. 12월 31일에 입소해 1월 31일까지 한달 또는 1월 1일이나 2일에 입소해 2월 1일 퇴소까지 한달을 다니는 경우다. 어떤 학원을 선택하건 설에 집에 가지 못한다는 건 동일하다. 심지어 전화도 한달에 두번 밖에 할 수 없다고 한다.

전남외고에서 이번 방학에 기숙학원에 갈 예정인 학생은 총 몇 명일까? 1학년 100명 2학년 95명을 설문한 결과, 195명 중 23명의 학생이 기숙학원에 간다고 대답했다.

‘생각보다 몇 명 안 가네’라고 할 수 있지만, 3학년으로 올라가면서 학교에서 진행하는 방과후수업을 들어야만 하는 학생 수가 최소 50명은 넘는다는 걸 고려하면 엄청난 숫자다. 2학년 학생 중 학교에 남지 않는 학생의 절반정도는 기숙학원에 간다는 소리다.

기숙학원 관계자가 각 교실에 설치된 CCTV를 통해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중앙포토]

기숙학원 관계자가 각 교실에 설치된 CCTV를 통해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중앙포토]

그렇다면 도대체 왜 기숙학원에 가는 것일까? 기숙학원에 다녀온 대부분의 학생들은 기숙학원에서의 학습환경(매우 고립된 학원 건물과 외부와의 단절 등)과 수업이 마음에 들었다고 대답했다. 우리는 이 중 몇몇 학생에게 자세한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아무래도 학교에 있든 집에 있든 스마트폰이 눈에 보이면 하게 되어 있어요. 저 스스로가 통제 불가능이란 걸 잘 알고 있으니 차라리 기숙학원에 가는게 속이 편하죠." (2학년 유 모양 -A기숙학원)

“집에서 다니던 학원을 계속 다니나 기숙학원에 가나 비용이 비슷해요. 부모님께 부담되는 건 알지만 집에서 먹고, 자고 이런 비용 생각하면 기숙학원에 가는게 더 낫다고 생각해요." (2학년 문 모양 -A기숙학원)

기숙학원 학생들이 영어 단어장을 든 채로 식사하고 있다. [사진=중앙포토]

기숙학원 학생들이 영어 단어장을 든 채로 식사하고 있다. [사진=중앙포토]

반면, 기숙학원에 대해 불만을 가진 학생도 있었다. 이들은 기숙학원의 터무니없는 비용과 생각보다 느슨한 시간표, 혹은 반대로 너무 빡빡한 시간표와 수업의 질에 대한 불만을 표했다.

“겨울 기숙학원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는 여름에 다녀왔는데 정말 별로였어요. 겨울보다 적은 인원수에 선생님들은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도 안하셨고, 몇 명 되지도 않는 학생 수에 거의 개인수업을 하는 수준이었어요. 심지어 주말에 컴퓨터를 사용해 SNS를 하는 학생들도 몇 봤어요. 공부 할 사람은 어딜 가든 하고 안 할 사람은 어딜 가든 안 한다는 걸 알았죠. 결국은 제 의지에 달렸다고 생각하고 이번엔 학교에 남는 걸 선택했어요." (1학년 최 모양 -B기숙학원)

“기숙학원의 시간표가 생각보다 빡빡해서 감당을 못할 정도였어요. 수업은 많은데 숙제까지 내주고, 제 개인공부나 학교 방학숙제는 꿈도 못 꿨죠. 그래서 전부 답안지를 베꼈어요. 다시는 안가려고요." (2학년 임 모양 -C기숙학원)

기숙학원에 가지 않는 나머지 학생들 중 반은 학교에 남아서 방과후를 수강하고, 학교 방과후를 듣지 않는 학생들은 집에서 주말마다 다니던 학원에 다니며 개인적으로 공부한다. 예체능과 어학특기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서울로 올라가 학원에 다닌다고 대답했다.

“저는 어학특기자 전형을 준비해요. 아무래도 영산포 보다는 더 넓은 곳에서 공부하는게 낫다고 판단했어요. 서울에서 친구랑 자취하면서 학원에 다니기로 했어요.” (2학년 조 모양)

“노량진이 어떤 곳인지, 강남 애들은 어떻게 공부하는지 궁금했어요. 그래서 이번 겨울방학은 서울에서 보내요. 설레기도 하지만 걱정이 더 앞서네요.” (2학년 이 모양)

전체적으로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1학년 학생들은 학교에 남는 방안을, 2학년 학생들은 세가지 방안을 골고루 선택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학생들은 각자의 결정에 따라 입시를 위해 어느 곳에서든 공부를 위한 계획을 갖고 있었다.

어느 방법을 선택하든지 노력한 만큼 올해 11월에 꼭 보답 받았으면 좋겠다.

글=배정은·임규원(전남외고 2) TONG청소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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