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값 안정세…롯데마트 미국산 판매 시작

중앙일보

입력

 미국산 계란이 본격적으로 팔리기 시작하면서 계란 값이 안정세로 돌아서고 있다.

23일 한국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날 계랑 평균 소매가(30개들이 특란 기준)는 9180원까지 떨어졌다. 12일만 해도 9543원이던 가격이 13일 이후 하락과 반등을 반복하더니 19일부터는 사흘 연속 떨어지는 양상이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수급 차질이 수입산 계란이 유통으로 숨통을 틔웠다는 분석이다. 익명을 원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에서 미국산 계란을 수입하면서 그동안 수집상이나 농가에서 풀지 않던 물량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계란 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가격이 더 떨어질 요인도 있다. 정부는 이날 설 연휴를 앞두고 비축 물량과 수입 물량을 함쳐 2200만개의 계란을 시장에 공급하기로 했다. 농협, 양계협회등이 공공비축용 계란 852만개와 1일 출하량 700만개, 수입량 670만개 등을 설 연휴 이전에 시장에 공급한다는 것이다. 결국 정부 대책의 3분의1도 수입산이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계란 값이 본격적인 하락 추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면서도 "우선은 가파른 상승세가 한풀 꺾인 것으로 보고, 설을 앞두고 다시 오를 가능성이 있는 만큼 공급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입산 계란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은 아직까지 신중하다. 롯데마트는 이날 미국산 계란의 판매를 시작했다. 한판(30개)에 8490원이다. 국산 계란도 판매하지만 한판은 판매하지 않는다. 국산의 경우 15입(왕란)짜리도 가장 저렴한 것이 4980원으로 미국산에 비해서는 다소 비싸다.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의식해 '미국 농무성 기준에 맞게 엄선한 신선한 계란. 식품의약품안전처 안전검사 통과'라는 문구도 써붙였다.

매장을 찾은 소비자 중 일부는 미국산 계란을 장바구니에 담았지만 일부는 구경만 하다 내려놓았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을 찾은 김지선(40·여)씨는 "우선 요리해서 한번 먹어보고 재구매를 결정하려고 한다"면서 "가격이 조금 싸긴 하지만 국산보다 별반 차이가 없는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반면 박모(52·여)씨는 "아무리 안전하다고 해도 미국산 보다는 국산을 선호하게 된다"며 국산 계란을 집어들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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