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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권교체시킬 군사력 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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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강화하고 적대국가를 점령해 정권을 바꿔놓기에 충분한 전력을 확보한다는 내용의 21세기 국방전략을 담은 4개년 국방전략보고서(QDR)를 다음달 발표한다고 미 군사전문지 디펜스 뉴스가 23일 보도했다.

보고서는 ▶미 본토 방어(1) ▶전 세계 4개 지역에서 적대행위 억지(4) ▶2개 전쟁에서 승리(2) ▶1개 전쟁에서 결정적으로 승리(1)한다는 '1-4-2-1 전쟁 시나리오'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이번 QDR을 다음달 6일 내년 국방예산요청서와 함께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 주목되는 '정권교체'와 '억지 지역'=워싱턴의 군사 전문가들은 이 시나리오에서 말하는 '결정적 승리'의 의미가 '점령' 대신 '정권교체'(Regime Change)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안보를 지키려면 적대국가에 대한 군사적 승리만으로는 안 되고 현지에 항구적인 민주정권을 수립해야 한다는 원칙을 이번 QDR에서 구체화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원칙 확립은 이번 QDR의 핵심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적대행위를 억지할 4개 지역도 ▶동북아 ▶동아시아 연안 ▶서남아시아 ▶중동으로 명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이 경우 동북아는 북한, 동아시아 연안은 중국을 의미한다는 지적이다.

◆ 군 전력 강화=보고서는 '테러와의 전쟁' 장기화에 대비, 대테러전 대비체제로 군을 전면 개편하고 본토 방위비 증액을 요구했다. 이를 위해 ▶특수임무용 무인항공기(UAV) 비행중대 창설 ▶해군 특수부대(SEAL) 강화 ▶2010년까지 차세대 전투기 F-22 구매 연장 ▶매년 잠수함 2대 건조 ▶특수기동군 15% 증원 ▶그린베레 대대 3분의 1 증원 ▶심리전 및 민간부대 33%(3700명) 증원 등 군사력 증강 방안을 내놨다. 또 바이오 테러전에 대비한 신의료체제 개발비로 5년간 15억 달러를 투입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 군 유연성 강화=QDR은 '유연성'을 강화해 미군을 글로벌 기동군으로 재편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지상군이 현재의 특수기동군이 맡고 있는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요구한다는 것이다. 또 장병에게 외국어와 외국 문화에 대한 훈련을 강화함으로써 대게릴라전 등 비정규전에도 즉각 투입 가능한 '미래형 전사'가 되도록 요구하고 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86개 비행대대 편성 ▶장거리 공습능력 50% 향상 ▶2025년까지 장거리 공습 침투능력 5배 증강 등을 제시했다.

디펜스 뉴스는 "전략적 개념으로 볼 때 단순 대응조치에서 신속한 예방조치로의 전환을 의미한다"며 "은닉된 대량살상무기를 색출하는 상시 감시체제와 첨단정보망 가동이 이번 QDR의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 QDR은=미국의 글로벌 군사전략을 4년마다 제시하는 보고서다. 주한미군 등 전 세계 미군 재배치에도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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