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원위치" … 광장도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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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 일대가 조선시대의 당시 모습과 가깝게 복원된다. 콘크리트로 된 광화문을 목조건물로 다시 바꾸고 인근에는 시민을 위한 광장도 조성된다. 사진은 새롭게 복원될 광화문 지역을 미리 그려 본 모습. [문화재청 제공]

일반인 출입이 금지됐던 청와대 뒷산(북악산)이 올봄 시민들 품으로 돌아온다. 콘크리트로 만든 광화문이 목조 건축 원형대로 다시 태어나고, 광화문 월대(月臺.대궐의 전각 앞에 놓인 섬돌)와 해태 상도 제모습을 되찾는다. 광화문 일대, 서울시 성곽 등이 조선시대 축조 당시 모습에 가깝게 복원된다.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24일 이 같은 내용의 '서울 역사도시 조성과 유네스코 등재 계획'을 발표했다.

문화재청은 청와대 경호실, 국방부 등과 협의해 4월부터 북악산을 단계적으로 개방키로 했다. 내년 10월까지 청와대 경호에 필요한 최소 구역을 제외한 북악산 전역이 일반에 공개된다. 청와대 일대는 1968년 1.21 청와대 무장공비 침투사건 이후 군사보호구역으로 묶여 지난 38년간 '금단의 땅'이었다.

등산로가 먼저 개방된다. 1단계 숙정문(북대문) 권역(홍련사~숙정문~촛대바위) 1.1km는 4월부터 이용 가능하다. 2단계로 밑바위 권역(와룡공원~숙정문~촛대바위) 1.6km가 올 10월 열린다. 3단계 구역(와룡공원~숙정문~창의문)은 내년 10월 개방된다. 각 권역에는 탐방로.전망대가 조성되고, 군 보안시설에는 방호 펜스가 설치된다. 공개되는 지역은 총 193만 평으로 여의도 면적의 4분의 3 정도.

문화재청은 탐방로 공사가 끝나는 내년 10월에 맞춰 청와대 뒷산 전역을 일반인의 휴식공간으로 열어놓을 계획이다. 유 청장은 "민간인 출입이 금지됐던 청와대 일원은 비무장지대에 버금가는 생태적 환경을 갖춰 등산객들에게 좋은 휴식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복궁의 주문인 광화문은 2009년까지 원래 모습과 위치를 되찾는다. 현재의 광화문은 원래 자리에서 14.5m 북쪽으로 밀려 들어가 있다. 광화문의 방향도 경복궁 중심축에서 동쪽 방향으로 5.6도 틀어져 있는 기형이다. 광화문을 원래의 자리(현재의 광화문 앞길 한가운데)로 옮기고 방향도 정남향으로 바로잡는다. 광화문 앞에는 지금은 사라진 월대와 해태 상이 설치된다. 경복궁 주차장과 동십자각 일대에는 시민광장이 들어선다.

조선왕조 서울의 경계를 이뤘던 성곽도 대부분 원형을 회복한다. 총 18.2km 가운데 사라진 2.5km(인왕산.혜화동 일대 등) 구간이 복원된다. 형태가 완전히 사라진 부분 5.2km(동대문.서대문 일대 등)에는 옛 성곽 자리임을 알리는 화강암이 깔린다. 북악산 탐방로 개설에는 20억원, 광화문.해태 복원에는 50억원이 들어간다.

유 청장은 "학술.식생 조사 등을 거쳐 북악산 일원을 '사적 및 명승'으로 지정할 생각"이라며 "600년 도읍 서울의 옛 모습을 되살려 유네스코 역사도시에 등재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유네스코 역사도시에는 파리.로마 등 135곳이 등재돼 있다.

글=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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