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미사리 수몰되는 선사 유적지 발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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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한강개발사업으로 일부가 수몰되는 경기도 광주군 동부읍 미사리 선사유적지에 대한 발굴이 9월부터 착수된다. 미사리 유적은 지난 60년대 서울대 김원룡박사팀에 의해 일부가 발굴되어 BC3000∼BC2000년대 사이의 초기신석기시대 유물이 다량 발굴되어 이 일대 7천75평이 사적 269호로 지정되었다.
미사리유적지의 일부가 수몰되게 된것은 올림픽조정경기강의 조성때문이다.
미사리는 한강의 한 삼각주의 형태였는데 86아시안게임을 위한 조정경기장을 조성하면서 샛강부분이 막혀버렸다(그림참조). 이 때문에 원래 1천1백m이던 이 지역의 한강폭이 6백50m로 줄어들었다. 경기도는 한강종합개발의 일환으로 이지역에 호안공사를 계획하면서 강폭이 최소한 9백50m는 되어야 한다고 보고 미사리의 한강 본줄기폭 유적지를 수몰시킬수 밖에 없다고 문공부에 통보했다.
경기도는 당초 강폭9백50m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유적지의 90%이상을 수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문화재위원들은 유적지보존을 주장, 결국 호안축조선을 강쪽으로 50여m 이상 축소시켰지만 그래도 유적지의 4O%정도인 3천여평이 수몰되게 됐다.
문화재위원회는 유적지일부의 수몰이 불가피하다고 인정하고 올해 2월 공사허가를 하면서 이 지역에 대한 발굴이 선행되어야하며 동시에 사적지로 지정되지 않는 지역도 수몰되는 곳은 발굴조사하도록 결정하고 발굴기간은 1년이상이 되도록 했다. 미사리일대발굴은 경기도에만 1억여원으로 착수될 예정이다.
문화재 위원들은 미사리 선사유적이 서울암사동 유적지와 동시대에 존재했던 것으로 중요한 유적지이며 따라서 발굴결과에 따라 발굴의 기간ㆍ범위가 더 연장, 확대될 수도 있다고 보고있다.
미사리 유적에서는 줄문토기가 많이 나왔고 무문토기의 파편도 다수 발굴되었다.
또 다량의 석기도 나왔다. 김원룡박사는 『미사리일대가 홍수때문에 모래에 덮인 신석기시대 주거지이고 이곳에서 나오는 토기는 암사동의 것과 비슷하며 울산 서생포, 부산 동삼동의 것과도 유사함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박사는 이곳에서 나온 석기들은 강가의 조약돌을 이용해서 만든 것으로 갈아서 만든 마제석기의 모습은 보이고 있지 않아 석기시대 초기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화재위원들은 사적으로 지정된곳뿐만 아니라 수몰될 미사리의 다른 지역도 조사키로 했다. 강변에 이어진 모래층인 이 지역에서 유물이 발견될 가능성은 많지 않지만 구제발굴의 기록은 남겨야한다는 입장이다.
미사리유적의 발굴은 지층이 모래가 많은 곳이기 때문에 발굴에 따른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고있다. 모래층은 붕괴가 쉽기때문에 굳은 땅에서의 발굴과는 차이가 있으며 그 때문에 보다 전문적인 발굴기술을 가진 발굴팀의 투입이 있어야한다고 보고있다.<임재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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