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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람] 외국계 금융社 25년 근무 '국제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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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만능 스포츠 맨인 최장신 시중은행장.'

신임 조흥은행장에 내정된 최동수(57) 전 조흥은행 부행장은 외국계 금융회사에서 25년간 잔뼈가 굵었다. 조흥은행 근무 경력이 2년6개월뿐이어서 정통 조흥맨이라기보다는 영입파로 분류된다.

순혈주의 전통이 강한 조흥은행은 역대 34명의 은행장 중 외부 출신은 한국은행 출신인 임재수.이헌승씨 등 단 2명뿐. 1백6년 조흥은행 역사상 세번째 영입파 행장이 될 崔내정자는 이 은행이 3년 뒤 신한은행과 합병되면 마지막 은행장이 된다. 외국계 은행 출신으론 강정원 전 서울은행장과 하영구 한미은행장에 이어 세번째 은행장이다.

용산고, 서울대 상대출신인 崔내정자는 1969년 미국계 체이스맨해튼은행에 입행해 16년간 일하며 서울지점 부지점장에 올랐다. 이어 85년 호주 최대은행인 웨스트팩은행으로 옮겨 88년 이후 94년까지 서울지점장으로 일했다.

崔내정자가 조흥은행과 인연을 맺은 것은 98년 8월 외환위기 이후 여신전문가로 영입되면서부터다. LG종합금융에서 일하던 그를 이헌재 당시 금융감독위원장이 천거했다는 얘기도 나돈다. 조흥은행에서는 여신과 부실기업 정리, 자금본부 등을 맡았다.

1백89㎝에 88kg의 거구인 崔내정자는 역대 은행장 중 최장신 기록도 세우게 됐다. 그는 시원스런 외형에 걸맞게 영어 실력과 국제감각을 두루 갖췄으며 골프.스키가 수준급이고 검도 3단의 만능 스포츠맨이다.

현재 ㈜한샘 베이징 현지법인 대표인 崔내정자는 이날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은행 매각 이후 사기가 떨어진 직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새로운 동기를 부여하는 일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조흥은행에 몸담은 기간은 짧았지만 누구보다 애정이 많다"며 "노조도 직원과 조직 전체를 위해 존재하는 만큼 서로 협조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므로 대화와 설득에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조흥은행과 대주주인 신한금융지주의 이해관계가 엇갈릴 수 있다는 지적에 그는 "자회사인 조흥은행 직원들이 열심히 뛰어줘야 대주주도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며 "직원들을 안심시키고 잘 다독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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