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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향해 본격「바람몰이」전|민주 양계파 조직확대 박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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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민주당의 후보단일화를 향한 두김씨의 경쟁이 서서히 불을 붙여가고 있다. 양파가 후보 단일화 시기로 의견이 맞서있는 가운데 김대중고문의 동교동측은 개헌협상에 은근히 제동을 걸면서 지방순회를 계획하고, 김영삼총재의 상도동측도 사람을 끌어모으고 내부조직을 다지는 작업을 내밀히 진행중. 바야흐로 대권을 향한 두김씨의「바람몰이」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조짐이다.
○…후보단일화 시기를 둘러싼 양파의 이견은 갈수록 더욱 노골적이다. 김총재측은 김고문이 입당한 직후부터 후보 단일화를 조기에 매듭짓는다는 연공작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일단 당의 울타리 안에 들어온 이상 총재로서의 위치를 최대한으로 활용해 승부를 빨리 결판짓는게 유리하다는 판단인듯하다. 더우기 위기설이 도는 9월 신학기이후 불투명한 정국에서는 어떤 변수가 등장할지도 모르기 때문.
김총재측은 재야온건파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판단하고 내부적인 조직정비와 함께 바깥의 온건한 바람을 업겠다는 작전.
김총재측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가 △개헌협상의 조기타결△후보의 조기단일화를 촉구하는 8·15 성명을 발표하자 희색이 만면. 21일에도 개신교 15개교단의 총회장·총무들은 김총재를 초청한 오찬에서 후보 조기단일화를 촉구해 김총재측을 결과적으로 측면지원한 셈. 김총재측은 비토그룹의 동향등을 내세워 정권의 원활한 교체가 가능한 인물을 내세워야한다는 논리로 재야측을 적극설득하고 있다.
동교동측은 이런 상도동측의 대시를 지공플레이로 막고 있다. 동교동측은 개헌협상이 완결지어져버리면 후보단일화 작업도 미룰 명분이 약하다고 보고 개헌일정을 약간 늦출 생각. 이런 계산에서 김고문 쪽에서는 지금까지 선개헌안타결, 후선거법등 부수법안 협상이라는 당의 방침에 브레이크를 걸고 대통령선거법·국회의원선거법도 일괄타결하자고 나와 서두르는 상도동측의 딴죽을 슬쩍 걸고 나섰다.
개헌협상을 지연시킨다는 비판을 의식해서 동교동측은 『골격만 타결짓는다면 시간이 별로 늦어질 이유가 없다』면서『어차피 해야할 선거법 골격을 미리 타결하면 시간은 더 빨라질수 있다』고 역논리를 전개.
개헌협상에서 민주당이 지나치게 양보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보고있는 재야쪽 시선도 의식해서 서두르는 상도동쪽과 민정당의 경직된 자세를 비판하면서 계속 발걸음을 늦출 작정.
○…양쪽의 출진채비는 계파조직의 확대개편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계파사무실을 대폭 확장한 양파는 각기 팩시밀리·컴퓨터등 최신장비를 들여놓고 비서·참모진등을 확대하고 노출시키지 않는 브레안·자문역등의 확보에도 경쟁적이다.
특히 김고문은 민권회와 민헌연을 통합하여 전국 각시·도와 시·군에도 통합조직의 지부결성에 박차를 가할 계획.
또 이사를 3백명선으로 대폭 확장하고 본부기구를 비서실·기획실·정책실·홍보실·편집실로 개편하며 별도로 각계전문가들로 정책팀을 구성, 김고문의 정책입안에 자문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김총재의 민족문제연은 회장에 새로 김창근씨를 내정하고 △총무(김동영) △조직(최형우) △정책(박일) △기획(황낙주) △홍보(김현규)등 5개기구를 두어 원내외이사 60여명을 배속시켰고, 실무책임자로는 △조직=김덕룡 △정책=공병태·김경두 △기획=김도현·김영백·안경률·김재천 △홍보=이원종·최기선·이대우씨를 임명했으며 별도로 교수중심의 각계 전문가 1백여명으로 구성된 지하자문위원회를 구성, 곧 가동할 예정. 김창근씨는 이 자문위 이사장도 맡을 예정.
김고문의 민권회는 우선 기존 비서팀을 △기획=한화갑·문희상·이석현·설훈 △홍보=한광옥·이협·송영호(전 제약회사 광고부장)·노승희(여·외신) △정책=이태욱·배기운 △총무·수행=김옥두·남궁진·거태석씨 등으로 재편성. 또 권노갑실장서리는 그대로 두되 별도의 「실장」 을 물색중이라는 것.
○…양측은 각각 계보기구 확대·지방조직 확충작업과 함께 서서히 「바람작전」도 개시한 느낌.
김고문은 이미 광주를 기점으로 전국 순회계획을 세워놓고 9월초 출진태세를 갖추고 있다.
1차 광주·부산·마산·김해·대구·대전을 한바퀴 돌며『국민을 직접 만나 여론을 듣겠다』 고 준비가 한창이다.
고향인 목포쪽은 조용히 다녀오는게 좋다는 여론에따라 1차 나들이에선 제외한다는 구상이며 이어 9월 하순쯤 전주·청주·정주·진주·춘천등으로 전국을 누빌 작정.
한측근은 『한바퀴만 돌고나면 누가 후보로 나서야하고, 누가 양보해야할지 윤곽이 드러날것』이라고 기염.
이에대해 김총재측은 선제 「바람작전」을 수립했다는 후문. 21일 남대문시장 상인들과의 노변간담회는 그러한 방침의 일환인듯.
그러나 김총재는 자칫 원색적 경쟁이 될수도 있다는 이유로 지방나들이는 피하고 대신 최형우부총재를 영남쪽에 내려보내는등 전국 조직을 계속 점검중이다.
김고문진영은 지방 지지자들의 전세버스 상경 행사를 계속 받아들이고 있는데 영·호남 비율을 비슷하게 하여 지역감정에 관계없이 두루 지지를 받고 있다는 인상을 심는데도 세심한 배려.
두 진영은 최근 몇차례의 TV출연에 모두 「미홉」판정을 받음에 따라 TV극복책 마련에도 부산한데, 김총재는 비디오프로모션사와 장기계약을 맺고 곧 「특수훈련」에 들어갈 구상을 갖고있고 김고문은 최근 전 제약회사 광고부장을 특채하여 코치를 받고 있다. <허남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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