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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법 투쟁 중인 한나라 의원 100명에 물어보니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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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박근혜 대표의 장외투쟁론이 위력을 발휘하곤 있지만 원내복귀론이 어느새 그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차올랐음을 보여준다. 지난달 말 의원총회에서 몇몇 의원의 등원론이 박 대표의 눈물어린 호소에 쑥 들어간 것을 생각하면 상당한 변화라 할 수 있다. 한나라당의 상당수 의원은 정치환경의 변화로 사학법 개정 논의가 진행될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물론 장외투쟁론이 과반수여서 당장 사립학교법 투쟁전략이 바뀔 것같진 않다. 이 같은 결과는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간 중앙일보가 한나라당 의원 1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전화 설문조사에서 나타났다.

'장외 투쟁과 원내외 병행 투쟁 중 어느 편이 더 낫겠느냐'는 질문에 의원 54명이 '장외 투쟁 전념'을, 43명이 '전략상 원내외 병행 투쟁'으로 전환하는 게 유리하다'는 의견을 냈다. 당내 비주류의 지지를 받은 이재오 원내대표가 당선된 이후 '병행 투쟁론'이 활발히 제기됨에도 불구하고 "재개정 약속 등 여당으로부터 뭔가를 얻어내기 전에는 국회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게 주류라는 것을 보여준다.

◆ 장관 인사청문회 반쪽 될 듯=신임 장관 인사청문회의 경우 참여 반대론자(72명)가 "인사청문회는 사학법과 별도로 대처해 개각의 문제점을 공격하는 게 낫다"는 찬성론자(22명)의 세 배를 넘어섰다. "장관 후보자의 경우 인사청문회에서 표결을 통해 임명을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얻는 것도 없이 후보자들에게 면죄부만 주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한 의원이 많았다.

18일 야 4당 원내대표 회담에서 인사청문회의 법정 시한(2월 10일)까지 모든 야당의 동참 아래 청문회가 운영되도록 노력하자는 합의를 이끌어냈지만 사학법에서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으면 제1야당이 빠진 '반쪽 청문회'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 언제 정상화될까=조사 대상 의원 중 64명이 "2월 중순 이후에야 국회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열린우리당 전당대회(2월 18일)에서 새 지도부가 나와야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19명은 3월 이후에도 장외투쟁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나라당이 추진 중인 사학법 재개정 요구를 여당이 받아들일 가능성에 대해선 68명이 어떤 방식으로든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중 21명은 전면 재개정을, 26명은 핵심조항을 뺀 일부 재개정을 여당이 수용할 것이라고 봤다.

장외투쟁이 한나라당에 대한 여론 자체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시각(42명)이 가장 많았다.

◆ 어떻게 조사했나=20일부터 사흘간 한나라당 의원 127명에게 전화를 걸었다. ▶해외 체류 등의 이유로 연결이 되지 않은 의원 ▶답변을 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인 의원 등을 제외한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진솔한 답변을 듣기 위해 무기명으로 조사를 했다.

강주안.이가영.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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