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분규 타결 실마리|노동부 중재 3개수습안에 합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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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울산=노사분규특별취재반】현대그룹 노사분규가 정부 중재로 18일 극적 타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울산현대계열7개호사 근로자들의 중장비 등을 앞세운 이틀간의 가두시위등 분규의 과격·장기화사태를 막기위해 이날 울산현장에 내려온 노동부 한진희차관은 도용희 현대중공업부사장등 회사관계자와 노동부 울산 사무소 옥치현소장등 관계자들을 면담한데 이어 근로자 1만여명이 농성중인 울산공설운동장에서 현대그룹 노조협 권용목의장등 근로자대표 5명을 만나 두차례협상끝에 3개항의 수습안에 합의했다.
이에따라 농성중이던 근로자들은 농성을 풀고 귀가했으며 19일 하루 휴무한 뒤 휴업7개사는 20일부터 정상조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자동차도 21일부터 조업을 재개한다. <관계기사 3, 10, 11면>
한차관은 18일 하오8시35분쯤 윤세달울산시장·옥소장등과함께 농성중인 근로자들앞에 나서▲노동부장관은 현대중공업 이형건위원장이 이끄는 집행부가 회사측과 공식적으로 단체교섭에 임할수 있도록 보장한다(현중민주노조인정) ▲임금인상은 9월1일까지 타결될수 있도록 정부가 보장한다▲정주영명예회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각계열사 사장들에게 전권을 위임했다는 내용을 보장한다는 3개항의 합의내용을 발표했다.
합의문은 이같은 사항이 정부의 공식적 입장임을 밝히고 윤시장·옥소장·한차관·권노조협의회의장순으로 연명으로 서명했는데 부수적으로『지금까지의 모든 사태는 그 어떠한 책임도 묻지않을 것이며 8월17일에 발생한 최루탄부상자에대해 정부측이 치료책임을 맡는다』고 추가했다.
일부근로자들은 합의사항중 임금인상부분에대해 타결시한이 너무 늦다고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으나 노조협집행부의 설득과 유도로 합의사항을 받아들이고 농성4시간여만인 하오9시10분쯤부터 운동장을 빠져나가 해산했다.
이형건 현대중공업 노조대책위위원장·권용목 현대엔진노조위원장등 9개계열사 노조위원장들은 밤 11시쯤부터 울산시남구신형동 노동부울산사무소 소장실에서 옥소장과 40여분간 합의사항 이행을 위한 노사협의문제를 논의했다.
이에앞서 근로자들은 집회에서▲임금 25%인상▲민주노조인정▲정명예회장 퇴진등 3개항을 요구했었다.
이춘림 현대중공업회장은 이날밤 현대그룹의 입장을 밝히는 성명을 발표, 『이번 노사분규로 인해 정부당국과 국민에 심려를 끼친데 대해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하고 『20일부터 무기휴업에 들어갔던 7개사중 현대중공업등 6개사의 정상조업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금주들어 가열되기 시작한 노사분규는 구로공단에서 농성·파업이 잇따르는 등 경인지역과 중소기업·운수업체로 확산되고 있다.
경인지역에서는 18일하루 55개업체에서 분규가 발생, 1백95개업체에서 19일현재 분규가 계속되고 있으며 대전·춘천·이리·성남·군산의 택시가 올 스톱되고 서울·군산·춘천등 대도시 시내버스가 일부 또는 전면 운휴하는등 전국 1백49개 운수업체에서 운전사들이 농성·파업을 벌이고 있다.
노동부는 18일하루 전국80개사업장에서 분규가 새로 발생하고 88건이 타결, 19일현재 3백86건이 진행되고있다고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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