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시립 영등포병원 제기능 살린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서울대학교병원이 서울시와의 계약에 따라 만성적자경영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시립 영등포병원을 위탁 경영하게 됨으로써 저소득층 주민에게 양질의 의료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이 같은 위탁경영은 최고 수준의 의료인력과 병원경영기법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중앙병원이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의료기관을 정상화시킨다는 첫 시도여서 파급효과가 크게 기대된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시립영등포병원은 경영부실과 저질의료, 시설 장비의 노후화 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있는 병원의 하나. 2백병상 가운데 평균 69병상이 가동, 병상이용률은 34.5%에 불과하며 하루 외래환자는 80명선(의사1인당 평균3명)으로 재정자립도(경상지출에 대한 자체수임비율)는 49.6%에 그쳐 서울시가 매년 12억∼15억 원을 보조해오고 있다.
서울시가 서울대병원에 위탁경영을 의뢰하게 된 것은 이 같은 만성 부실 경영과 주민들의 불신감을 해소, 신뢰도와 이용률을 높임으로써 공공의료기관으로서의 제 기능을 회복시키기 위한 것이다. 서울대법원으로서도 단순질환 및 응급성 질환에 관한 교육과 연구의 장소를 확보한다는 의미에서 위탁경영은 바람직하다는 것.
서울대병원은 많은 입원환자가 희귀질환자나 암환자(입원환자의 25∼27%)이기 때문에 학생이나 전공의들이 충수염과 같은 단순 질환이나 중독· 교통사고환자 (서울대병원은 자동차보험과 계약이 안된 유일한 종합병원) 와 같은 응급성 환자를 대할 기회가 거의 없어 1차 의료담당 의료인 교육에 애로가 많다.
서울대병원은 10월1일까지 위탁운영권을 넘겨받고 2개월간 시설 및 기기보완을 끝낸 후 12월1일부터 본격적인 진료에 들어갈 예정이다.
병원장과 진료부장 등 2명의 교수를 파견하고 약30명의 전임의사(전문의)를 서울대병원 외래교수 자격으로 채용하며 각과 임상교수를 수시로 파견, 환자진료와 학생교육을 담당케 할 계획이다.
간호원이나 의료기사 등 지원부서 요원도 전부 본원에서 파견, 순회근무케 한다는 방침.
진료는 시립병원으로서의 공공의료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서울대병원 수준의 진료를 행하되 진료수가는 시립병원 수준을 넘지 않을 방침이며 저소득층 및 행려환자에게 40%의 병상을 할애, 중점진료토록 하고 이들 환자의 의료보험수가와 의료보호 수가와의 진료비 차액 (환자 1인당 입원 9천 원, 외래 1천9백원선)은 서울시가 보조(연간3억∼4억 원)해줄 계획이다.
또한 지역주민에 대한 1, 2차 진료를 확충하고 응급·외상·중독센터 등 특수진료를 행하며 지역사회의 공중보건활동도 전개할 예정인데 내년중에 병상이용률을 90%선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한편 서울시는 시립영등포병원을 보라매공원(동작구 신대방동) 에 신축이전 (3백 병상), 90년 봄에 문을 열 예정으로 서울대병원이 계속 위탁경영하게 된다. <신종오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