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부부 '한류 홈런' 노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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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이승엽의 아름다운 부인이 새로운 한류 붐을 이끌 것"이라고 보도한 산케이스포츠 인터넷판. [산케이스포츠 홈페이지]

'요미우리 맨 이승엽(30)이 새로운 한류(韓流) 붐을 이끈다'.

대접이 다르다. 일본의 '국민구단' 요미우리 유니폼이 이승엽의 주가를 높여주고 있다. 19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입단한 이승엽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가 지바 롯데 시절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일본 언론은 당장 20일부터 이승엽과 관련된 기사를 쏟아냈다.

요미우리 계열의 스포츠 호치는 '하라 감독, 이승엽을 최고 거인으로 결정'이라는 제목으로 이승엽의 입단 소식을 1면 톱기사로 다뤘고, 스포츠니폰은 '이승엽, 홈런 56발 목표'라는 헤드라인 기사를 썼다. 또 산케이 스포츠의 인터넷판은 '이승엽의 아름다운 부인이 새로운 한류바람을 일으킬 것'이라며 모델 출신 부인 이송정씨와의 연애.결혼 등을 풀스토리로 다뤘다.

산케이 스포츠는 특히 이승엽이 일본 내 최대 엔터테인먼트 업체인 요시모토흥업의 후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요시모토흥업은 일본 최대 오락 프로덕션으로 거물급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들을 거느리고 있다. 야구선수로는 LA 다저스에 진출했던 이시이 가즈히사가 요시모토흥업 소속이다. 이승엽의 일본 대리인 미토 시게유키는 이시이의 대리인이기도 하다.

이승엽이 높아진 인기와 비중을 유지하려면 철저히 야구에서의 성공이 기반이 돼야 한다. 이승엽의 지상과제는 1루수 주전 확보다. 경쟁자는 메이저리그 출신의 조 딜런(31)이다. 딜런은 일단 연봉(6000만 엔)에서 이승엽보다 1억 엔이 적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다고 하지만 고작 5경기였고, 1루수로는 딱 한 경기를 뛰었다. 주 포지션은 3루수이며 1루.2루.외야 수비가 가능한 선수다.

그러나 기록상으로는 만만치 않다. 지난해 트리플A 앨버커키 소속으로 출전한 108경기에서 타율 0.360, 24홈런을 기록한 것을 보면 이승엽이 안심할 상대는 아니다. 메이저리그를 목표로 삼는 이승엽이 딜런을 제치지 못하면 요미우리의 주전 1루수도, 메이저리그 진출도 어렵다고 보면 된다.

일본 언론은 이승엽과 딜런의 주전경쟁에 대해 "두 선수 가운데 한 명이 주전 1루수가 되고, 밀려난 선수는 외야로 자리를 옮겨 중견수 4대 1 경쟁에 합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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