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 총장 1순위 후보자 8명, 박영수 특검에 총장임명문제 고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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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경북대 본관 중앙회의실에서 취임식을 마친 제18대 김상동(가운데 학위복) 총장이 학생·교수·교직원과 취재진에 둘러싸인 채 계단을 내려가고 있다. 이날 김 총장의 취임을 반대하는 경북대 민주적 정상화를 위한 범비상대책위원회는 행사장에 들어가지 못한 채 계단에서 항의하며 반쪽짜리 취임식으로 진행됐다. 프리랜서 공정식

2일 오전 경북대 본관 중앙회의실에서 취임식을 마친 제18대 김상동(가운데 학위복) 총장이 학생·교수·교직원과 취재진에 둘러싸인 채 계단을 내려가고 있다. 이날 김 총장의 취임을 반대하는 경북대 민주적 정상화를 위한 범비상대책위원회는 행사장에 들어가지 못한 채 계단에서 항의하며 반쪽짜리 취임식으로 진행됐다. 프리랜서 공정식

'1순위 총장 후보자가 떨어지고, 2순위 후보자가 총장으로, 1·2순위 후보자 모두 임명하지 않기….'

이런 상황을 겪은 경북대 등 전국 8개 국립대 총장 1순위 후보자 8명이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하 특검)에 소송장을 낸다. 국립대 총장 임명 과정을 상세히 수사해 달라면서다. 소송장이지만 일종의 국정농단 의혹에 대한 국립대 총장 후보 교수들의 진상 규명 수사 요구서다.

이들은 "국립대 총장 임용 과정에 국정농단 문제를 일으킨 어떠한 실체가 개입됐다"고 의심하고 있다. 소송장은 18일 특검에 전달될 예정이다. 경북대 김사열 교수를 비롯, 경상대 권순기·충남대 김영상·공주대 김현규·한국방통대 류수노·한국해양대 방광현·전주교대 이용주·순천대 정순관 교수 공동 명의로다. 김사열 교수는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소송 대상은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 비서관, 교육부 차관 등 여러 명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소송장에는 총장 임명 과정에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개입했다는 의혹 등과 같은 그동안 제기된 각종 총장 임명 관련 주장이 상세히 담긴다. 국립대 총장 임용은 교육부 장관이 인사위원회를 거쳐 1인의 후보자를 제청한다. 국무회의 심의·의결을 하면 대통령이 최종 재가하는 방식이다. 현 정부는 2015년 10월 순천대를 시작으로 2016년 6월(경상대), 8월(충남대·한국해양대), 10월(경북대) 등 다섯 차례에 걸쳐 1순위 후보자 대신 2순위 후보를 총장으로 임명했다. 이전 정부들에선 2순위 후보자가 총장으로 임명된 사례가 드물다.

김현규 공주대 교수와 류수노 한국방통대 교수, 이용주 전주교대 교수는 1순위 후보자임에도 총장 임용 자체가 거부돼 현재 이들 학교는 총장 직무대행 체제다. 정부는 이들 학교에 2순위 총장 후보도 총장으로 임명하지 않았다. 한편 김사열 교수는 지난 13일 변호사를 선임해 개인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총장임용처분취소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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