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에게 배우는 사랑의 감동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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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4호 31면

2050년 헬퍼봇의 로맨스를 통해 사랑의 의미를 따뜻하게 그려낸 창작뮤지컬. SF적 설정이지만 턴테이블에서 흘러나오는 재즈 선율과 어쿠스틱한 소품이 아날로그적 감성을 자극하는 독특한 무대다. 우란문화재단의 첫 해외 개발 지원작으로 현재 영어 버전이 뉴욕에서 워크숍 진행중이고 브로드웨이에서 성공적인 리딩 공연까지 마친, 전도 유망한 화제작이다.


버려진 아파트에서 외롭게 살아가는 두 구형 헬퍼봇 올리버와 클레어는 각각 옛 주인과 반딧불을 찾기 위해 함께 여행을 떠난다. ‘자율적인 사랑이 프로그래밍되지 않았기에’ 사랑을 할 수 없어야 하지만,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고 달래주는 상대가 있어 기적처럼 사랑에 빠진 로봇들. 사랑에 관해선 백짓장과도 같은 로봇들의 모습이 오히려 인간들이 잊고 사는 순수한 사랑을 돌아보게 한다. 인간을 닮게 만들어진 로봇과 버전에 따른 미묘한 차이까지 살려내는 정문성·김재범· 전미도 등 실력파 뮤지컬 배우들의 내공이 돋보인다.


글 유주현 객원기자, 사진 네오프로덕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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