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아버지 살린 효자에 하늘이 내려준 산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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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인터넷 산삼 동호회 회원들이 간경화로 쓰러진 아버지에게 간을 떼어준 두 형제의 효성에 감동, 산에서 직접 캔 야생 산삼을 쾌척해 화제가 되고 있다.

산삼과 난(蘭) 매니어들의 인터넷 모임인 '산삼과 난' 회원들은 최근 두 아들로부터 간을 이식받은 광양제철소 제선부 박경조(53)주임에게 지난 4일 수백만원 상당의 15~30년생 산삼 일곱 뿌리를 전달했다.

'산삼과 난' 회원들은 자신들의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려진 朴주임의 사연을 읽고 감복, 지난 6월 말과 7월 말 두 차례에 걸친 산삼찾기 산행 끝에 일곱 뿌리의 산삼을 캐 모두 朴주임에게 선물한 것이다.

朴주임은 지난 6월 간경화로 쓰러진 뒤 두 아들 정재(26).정우(24)씨 형제로부터 간을 이식받아 회복 중이며 아버지를 위해 선뜻 간을 떼어준 두 형제의 효성은 포스코 내에서 미담이 돼왔다.

그리고 이 미담은 朴주임의 광양제철소 동료 직원으로 '산삼과 난' 운영위원으로 활동 중인 김종현씨가 동호회 게시판에 소개하면서 회원들의 감동을 자아내 朴주임을 위한 산삼캐기 산행이 이뤄지게 됐다.

지난 6월 29일 충남 청양의 칠갑산에서 실시된 1차 산행에서는 한 뿌리도 캐지 못했지만 지난달 27일 충북 보은과 경북 상주 일대에서 이뤄진 2차 산행에서는 80여명의 회원들이 참여해 산삼을 일곱 뿌리나 캐는 '성과'를 올렸다.

金씨는 "요즘같이 각박한 세상에 아버지에게 간을 이식해 준 두 아들의 효심에 감동해 글을 올리게 됐다"면서 "두 형제의 효성 덕분인지 산삼 일곱 뿌리를 캘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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