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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계 새차원의 수재민돕기 운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종교계의 수재의연금 모으기가 전형적인 교회나 사찰안의 신도대상을 벗어나 거리로 나서고 보다 근원적인 대책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기독교계는 영속적인 대책기구를 발족시켰고 불교에서는 스님들이 가두행진을 하며 의연금을 탁발하기도 한다. 이번 태풍·수해에서 새롭게 나타난 종교계의 의연금 모으기와 대책들을 알아본다.

<기독교>
기독교 21개교단 대표들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기독교지도자협의회 대표 60여명은 28일 서울코리아나호텔에서 모임을 갖고 범교단적인 「한국기독교재해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회 구성 목적은 지금까지 개교단·개교회별로 위문금품을 모으거나 노력봉사를 해온 기독교계의 재해대책을 범교회적으로 묶어 일원화하고 수해·화재등의 예방을 위한 캠페인 및 민간차원의 재해대책연구를 한다는 것이다.
위원회 대표 공동회장에는 김지길KNCC회장과 유호준 지도자협회장이 선출됐고 각 교단장들로 회장단도 구성했다.
협동·총무는 김소영KNCC총무·신신묵 지도자협총무가 맡았다.
위원회는 곧 회칙을 제정, 영구 기구로 존속하면서 재해대책의 문제점개선책, 연구결과등을 정부당국에 건의하기도 할 예정이다.
뿌리 깊은 개교회주의와 교파 지향적인 한국기독교회가 두터운 보수·진보간의 장벽을 뛰어 넘어 이같은 초교파적 연합기구를 구성한 것은 아주 보기 드문 예다.
기독교재해대책위는 이번 셀마호 태풍피해, 중부·서울지역의 수재민 돕기운동에서부터 개교단·개교회의 의연금품을 집결시켜 「하나의 큰 힘」을 과시할 계획-.
또 전국 교회에 적극적인 수재민돕기 운동의 전개를 호소하는 공한도 발송할 예정이다.

<불교>
불교 조계종 박삼중스님(서울 자비사주지)등 4명의 스님과 송춘희·고춘자씨등 불교 연예인 10여명은 29,30일 이틀동안 서울 롯데백화점앞·명동·서울역등을 돌면서 수재의연금 가두모금 탁발을 했다.
행인들은 합장으로 인사를 하며 쇼핑 나온 주머니를 다투어 모금함에 넣기도 했고 꼬마들은 호기심에 찬 눈빛으로 스님들의 염불과 목탁소리를 한동안 바라보기도 했다.
도심의 스님들 집단 탁발은 불교종단들이 60년대부터 거리탁발을 금하고 있어 근래에는 아주 보기 드문 예였다.
불교의 새로운 적극적 사회참여의 모습을 보여준 삼중스님 일행의 가두의연금 탁발은 이미 구시대의 부끄러웠던 행각이라고 단절을 선언한 불교전통의 「동냥」(탁발)의식을 이 시대에 새롭게 재생, 성공시킨 예였다.
탁발한 의연금은 모금함째 30일 저녁 중앙일보에 기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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