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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내리막길 걷고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워싱턴=한남규특파원】다음은 『제로 섬 사회』(80년)라는 저서로 유명한 미매사추세츠공대(MIT)의「레스터·더로」교수가 워싱턴 포스트지에 기고한『추진력 잃고있는 세계경제』를 요약한 것이다.「더로」교수는「레이건」행정부의 경제정책에 비판적이며 민주당의 새 경제정책입안에 조언하고 있어 그의 경제전망은 정치적 비중도 갖고있기 때문에 간추려 소개한다.
현재 세계경제는 지속적인 저성장에 직면해있다.일찌기 경험해보지못한 낯선 지평에 들어와있어 우리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모르고 있다.이미 15년전부터 경제성장은 내리막길을 걸어 왔다.7O년대 저성장은 세계유가상승과 인플레가 원인이었다.80년대는 유가가 하락하고 인플레가 없는데도 저성장이 계속됐다.86년1월 유가가 대폭 하락했을때 활황전망이 확고했었지만 경제성장 실적은 악화됐을 뿐이다.미국내에서는 실업률이 떨어지고 꾸어다 쓰는 돈으로 고생활수준이 유지되기 때문에 저성장을 별로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결국엔 미국도 타국 저성장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40년대 이래 몇 차례 불황을 보면 우발적으로 발생하거나 인플레억제를 위한 정부정책에 의해 초래됐다.그러나 지금 미국이 맞게될지도 모를 불황은 그게 아니다.세계무역 불균형에 따른 것이다.외국의 대미수출은 아직은 급격히 떨어지지 않고 있다.그러나 서독과 일본은불황의 언저리에 벌써 가 있는 것 같다.금년 초 까지만 해도 두 나라 모두 자신있는 경제전망을 갖고 있었지만 지금은 하향조정을 하고있다.미국이 달러화 평가절하등을 통해 무역적자를 줄여나가면 두 나라는 수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현실에 직면할 것이다.그럴 경우 서독과 일본은 대외지향적 경제를대내지향적으로 재편하지 않으면안된다는 것을 뜻한다.예를들어 왈본은 가전제품등의 수출산업으로부터 주택·공공시설투자 등 국내산업으로 방향전환을 해야할 것이다.그러나 그러한 산업구조개편에는 시간이 필요하고 국내정치적 반발을 야기할 것이다.결과적으로 일본과 서독의 앞길에 가로놓여있는 초기적 불황은 장기화 될 조짐이다.이 같은 외국의 상황은 여러 형태로 미경제에 압박을 가하게 된다.세계경제가 불황쪽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면 미국은 수출신장보다는 수입삭감의 방법을 통해 수지균형을 개선하려할 것이다.그렇게 하려면 달러화는 더 떨어져야 할 것이다.그럴 경우 인플레가 문제가 된다.달러화가치하락을 지연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미국의 금리를 높이는 것이다.그러나 고금리는 미경제성장을 늦추고 제3세계·소규모 은행·농민·부동산거래업자들의 상환능력을 급격히 저하시킬 것이다.이같은 불황사태가 일단미국내에서 발생하면 일본·서독·미국의 불황이 서로 꼬이게 될 것이다.미국의 불황은 외국의 대미수출을 급속도로 곤두박질시켜 외국의 불황을 악화시킬 것이다.다시 외국의 불황은 달러화가 아무리 떨어지더라도 미수출을 줄이게된다.그 결과 달러화는 더욱 떨어지고 결과적으로 미인플레가 심화되면서 금리는 높아진다.이를 저지할 방법은 무엇인가.전통적인 요법은 통하지 않는다.달러화를 방어하는 수입인플레의 확대를 저지하기 위해서는 통화정책과 금리조절이 있어야만 한다.세금은 삭감할게 아니라 인상해야하고 소비는 줄여나가야 한다.그리고 미국은 이제 더 이상세계경제를 끌고가는 기관차가 아니다.금년 상반기 현재 미대외부채는 3천4백억달러로 세계최대부채국가가 됐다.기존 표준경제처방은 현 경제상황을 해결하지 못한다.미국이 혼자서 끌던 기관차는 서독·일본·미국등세계3대경제가 이끄는 체제로 대체돼야한다.지난4O년간 미국이 홀로 맡았던 역할에 대신해 세나라가 통화 및 재정정책을 조심스럽게 조정해야만 헤쳐나갈 수 있다.물론 이 같은 처방은 각국이 추구해오던 정책의 일부를 포기할 것을 요구한다. 미국은 세금을 올리고,일본은 수출위주정책을 전환하고,서독은 인플레우려를 감수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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