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차-수출차 가격 왜 다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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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cellpadding="0" cellspacing="0" border="0"><TR><TD colspan="2" valign=top style="line-height:20px;">최근 내수차와 수출차의 가격이 큰 차이를 보여 국내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지만 내수차의 경우 다양한 옵션들이 차값에 포함돼 있기 때문으로 옵션을 반영한 차값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수백만원에 달하는 각종 사양을 유독 내수시장에서만 차값에 포함시키는 것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무시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내수-수출차 가격차는 사양 차이 때문" =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그랜저의 'L330 탑'(배기량 3천300cc) 모델 가격은 각종 세금을 제외하면 2천852만원이다.

반면 현대차가 미국에서 팔고 있는 그랜저(수출명 아제라)는 3천800cc로 배기량이 내수용보다 500cc 크지만 가격은 2만4천335달러(환율 1달러=1천원시 2천433만원)로 'L330 탑'보다 400여만원 싸다.

현대차는 가격차는 두 차의 사양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차에 따르면 내수용 그랜저 'L330 탑'는 가죽시트, 스마트키시스템, 전동식 햇빛가리개, 후방경보장치 등 수출차에는 없는 총 535만원 상당의 고급사양이 장착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수출차에만 장착된 자동운전장치(크루즈 컨트롤) 등 일부 사양과 배기량 차이를 금액으로 계산하면 총 95만원으로, 결과적으로 내수차에 440만원 상당의 옵션이 더 포함된 셈이다.

즉, 내수 사양을 수입차에 그대로 적용하면 수출용 차값은 2천873만원으로 오히려 내수용보다 20여만원 비싸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쏘나타 등 나머지 차종도 사양차를 감안하면 내수용차와 수출차의 가격은 거의 차이가 없다는 것이 현대차의 분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동일 사양을 놓고 봤을 때 내수차와 수출차의 가격 차는 거의 없다"면서 "내수용 차값이 비싸다는 것은 동일선상에서 비교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오해"라고 말했다.

◇ 내수차는 옵션 선택권 없어 = 그럼에도 내수용 차에만 각종 옵션을 차값에 포함시킨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는 소비자가 필요한 옵션을 골라 달 수 있지만 내수용 차는 원천적으로 선택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앞서 예를 든 그랜저만 하더라도 국내 소비자들은 수백만원 상당의 옵션 장착에 대한 선택권이 없는 셈이다.

그랜저 뿐만아니라 기아차 오피러스, 쌍용차 체어맨, 르노삼성 SM7 등 대형차들은 대부분 각종 고급사양들을 기본으로 차값에 포함시키고 있으며 이런 경향은 중소형차와 수입차까지 확산되는 추세다.

자동차동호회연합 이동진 대표는 "과거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었던 사양들이 최근 대거 기본으로 포함돼 차값을 올리고 있다"면서 "소비자의 선택권을 무시한 일종의 강매"라고 지적했다.

현대차는 이에대해 "수요조사 결과 대다수 소비자가 선택하는 옵션을 기본으로 포함, 대량생산 체제를 갖춰 가격을 낮췄다"면서 "그랜저의 경우 같은 옵션을 적용하면 내수차가 수출차보다 싼 것도 대량생산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일부 소비자들의 수요를 반영해 각종 사양들을 옵션화하면 모델별로 수십, 수백 종의 차를 만들어야 하고 결과적으로 생산비용이 증가돼 차값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TD></TR></T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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