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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한땀 수다 한땀 "우울증 몰라요"

중앙일보

입력


분당 정자동의 15평 남짓한 공간, 여인들의 수다가 이어지고 간간이 문밖으로 새나오는 웃음소리가 정겹다. 이곳은 우정퀼트 동호회의 아지트인 우정퀼트샵. 언제나 온기가 느껴지고 생기가 넘쳐흐른다. 2001년 퀼트를 좋아하는 분당 주부 몇몇이 한달에 한번씩 만나던 것이 이 모임의 발단. 그러다 알음알음 입소문을 통해 식구가 불어나 이젠 회원 60여명의 어엿한 동호회 구색을 갖췄다. 심지어 안성.천안에서 올라오는 '열성당원'들도 있다. 손재순(46)회장은 "동아리 규모가 커지다보니 '우리들만의 둥지'를 마련하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며 2003년 우정퀼트샵을 열게 된 사연을 소개했다.

동아리 구성원은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다. 이렇다 보니 인생상담, 고부 갈등, 자녀문제 등에 관해 허물 없이 터놓고 얘기하는 사랑방이 되기도 한다. 회원자격은 단지 '퀼트 사랑' 하나면 족하다. 김은경(55)회원은 "퀼트에 몰입하다보면 잡념이 없어지고, 성취감을 느끼기 때문에 정신건강에 아주 좋다"며 퀼트 예찬론을 펼쳤다. 실제로 한 회원은 우울증세가 있었는데 이곳에 나오면서 나았다고 덧붙였다.

2004년에는 삼성플라자에서 전시회를 열어 동호회원 11명의 작품을 전시하기도 했다. 김 씨는 "직접 만든 가방 등의 소품을 판매했는데 6일간 무려 60점이 팔려나갔다. 또 너무 예쁘다며 매일같이 방문한 사람도 있었다"고 자랑했다.

현재 회원들은 오는 9월 COEX에서 열리는 서울국제퀼트페스티벌(SIQF) 준비에 한창이다. 36명이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출품할 예정으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디자인과 작품구상을 맡은 박미애(39)회원은 "회원간 취향이 비슷해 손발이 척척 맞는다"며 페스티벌에서의 좋은 결과를 기대했다.

"올해에는 회원들의 작품으로 바자를 열어 수익금을 불우이웃 돕기에 쓸 것"이라는 손 회장의 말속에 우정퀼트동호회의 장밋빛 미래가 한땀 한땀 수놓아지고 있었다. 031-785-5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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