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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한국 대학 수준 등록금, 교내 인턴십 다양, 캠퍼스 생활 안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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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학생과 기숙사를 함께 쓰고 100여 개 동아리에 참여해 빠르게 국제감각을 키울 수 있는 앤젤로주립대 전경. [사진 앤젤로주립대]

미국 학생과 기숙사를 함께 쓰고 100여 개 동아리에 참여해 빠르게 국제감각을 키울 수 있는 앤젤로주립대 전경. [사진 앤젤로주립대]

미국 텍사스주 앤젤로주립대
대한민국 고등학생은 힘들고 고달프다. 미래를 꿈꿀 새도 없이 입시 지옥에 내몰리고, 대학에 진학하자마자 바로 취업 준비에 휘둘린다. 낭만 넘치는 캠퍼스는 옛말, 진지한 학문 탐구나 과외활동은 남의 얘기다. 경쟁이 치열한 한국을 벗어나고 싶어도 비싼 외국 대학 등록금과 생활비에 엄두를 내지 못한다. 미국 텍사스주의 앤젤로주립대는 한국 대학보다 저렴한 등록금에 장학금·인턴십·문화체험의 기회가 풍부해 ‘가성비’ 높은 학교로 꼽힌다.

8년째 ‘미국 상위 15% 대학’
2학년부턴 성적 우수 장학금
글로벌 특별전형 80명 선발

교육부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2015년 국내 일반 대졸자의 취업률은 64.5%로 2012년(66%)부터 4년째 내리막길이다. 취업률이 높은 교대(85.7%)는 물론 전문대(69.5%)보다 낮다. 비싼 등록금을 내고 대학에 다녀도 10명 중 3~4명은 취업에 실패한다. 어학연수·외국어학원·각종 자격증과 시험 비용으로 엄청난 돈을 지불하지만 인턴십 기회조차 잡기 힘들다. YBM유학센터 복현규 이사는 “요즘처럼 취업이 어려운 시기에는 대학 진학부터 전략을 잘 짜야 한다”며 “학비가 저렴하고 인턴십 기회가 풍부한 외국 대학에 진학해 영어 실력과 국제 경험을 차근차근 쌓는 게 미래를 준비하는 효율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뜻한 교육도시, 경관 24시간 순찰

암벽등반 시설을 갖춘 피트니스 센터.

암벽등반 시설을 갖춘 피트니스 센터.

미국 텍사스주의 소도시 샌 앤젤로에 있는 앤젤로주립대는 1년 등록금이 약 850만원으로 저렴하다. 미 교육정보지 ‘프린스턴 리뷰’가 8년 연속 미국 내 상위 15% 대학으로 선정한 지역 명문대다. 재정이 안정적인 텍사스주의 든든한 지원을 받고 있으며, 학생 수가 보통 주립대의 약 3분의 1 규모인 9000여 명에 불과해 학생 관리가 잘된다. 장학금 혜택도 많다.

입학 후 1학년 성적이 3.75(4.0 만점 기준) 이상이면 2학년 때부터 학기당 약 200만원의 장학금을 준다. 교내 인턴십 기회도 많아 영어가 부족한 유학생도 부담 없이 미국 생활과 직장문화를 체험하며 적응할 수 있다.

외국 유학생은 법적으로 돈을 벌 수 없지만 대학 내에서는 허용돼 시간당 8~10달러를 받는다. 최근 미국 워싱턴주 마이크로소프트사에 취직한 앤젤로주립대 졸업생 최덕환(27)씨는 “9개월간 학교와 연관된 기업에서 인턴십을 하며 미국 직장문화와 마케팅 실무를 배운 것이 현지 대기업 취직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국에 돌아와 취직할 계획이라면 이 학교와 교류를 맺은 이화여대·한양대 등에서 교환학생으로 1~2년 대학 생활을 경험할 수 있다.

앤젤로주립대는 사계절 춥지 않은 쾌적한 날씨에 도시 치안이 좋아 공부에 집중하기 좋은 환경을 갖췄다. 샌 앤젤로시는 인구 11만여 명의 교육도시로 유흥시설이 거의 없어 밤에도 조용하고 안전하다. 교내에 24시간 순찰을 도는 경찰이 있어 늦게까지 공부하는 학생은 경찰관이 직접 집에 데려다주기도 한다.

캠퍼스도 학구적인 분위기다. 스스로 해결하는 수업 과제가 많아 시험기간은 물론 평소에도 도서관 등 교내 곳곳에서 공부하고 토론하는 학생을 볼 수 있다. 이 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국제경영학과 전지현(24)씨는 “공부한 만큼 학점을 받고 장학금이 나오니 자연스럽게 공부의 재미를 느낀다”며 “그동안 진로에 대해 깊게 고민할 시간이 없었는데 이곳에선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집중할 수 있어 스스로 발전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오는 5월 이 학교를 3년 만에 조기 졸업하는 학생의 학부모 김모(54·여·서울 서초동)씨는 “특목고를 다니던 딸의 수능 점수가 생각보다 잘 나오지 않아 재수 대신 유학을 택했는데 성실하게 공부한 결과 계속 장학금을 받으며 거의 만점에 가까운 학점으로 조기 졸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앤젤로주립대에서는 다양한 여가활동도 즐길 수 있다. 학교 밖보다 내부에 볼거리, 즐길거리가 더 많다. 학교 곳곳에서는 연중 쉬지 않고 합창·밴드 공연, 연극제 등 문화행사가 열리며 각종 동아리 축제도 펼쳐진다. 유학생들은 학교 미식축구팀의 경기를 응원하거나 축제를 함께 즐기며 자연스럽게 외국 친구들을 사귄다. 학교 운동장이나 인근 호수에서 다양한 야외 스포츠를 즐기고 수영장과 암벽등반 시설을 갖춘 피트니스센터에서 즐겁게 체력 관리도 할 수 있다.

내신 또는 수능 5등급까지 지원 가능

이 대학의 국제교류처는 유학생 편의를 위해 빠른 서류 처리를 돕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남·여학생 전용 기숙사가 있어 원하는 경우 모두 기숙사에서 지낼 수 있으며 미국 학생과 함께 방을 쓰도록 배정해 현지 적응을 돕는다.

앤젤로주립대는 우수한 한국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글로벌 특별전형을 마련하고 매년 80명 정도를 선발한다. 정시 입학원서는 오는 12일까지 이 학교와 협약을 맺은 YBM에듀케이션의 한국입학처 홈페이지(asukorea.co.kr)에서 받는다. 지원 자격은 고교 내신·수능 성적이 5등급 이내로 대부분의 미국 대학이 요구하는 iBT토플과 미국대학입학자격시험(SAT)이 면제돼 복잡한 서류 없이 원서를 접수시킬 수 있다. 반에서 4~5등급 이상으로 중상위권이지만 수능 점수가 목표보다 낮게 나온 학생에게 좋은 기회다.

전형은 서류(50%)와 선발고사(50%)로 이뤄진다. 오는 14일 치러지는 선발고사는 수능과 비슷한 영어 듣기·읽기 영역으로 출제된다. 합격자 발표는 19일, 최종 등록은 25일까지다. 국내 대학에서 편입도 가능하다. 국내외 대학에서 60학점 이상 이수한 학생 중 성적이 2.5(4.0 만점 기준) 이상이면 된다. 앤젤로주립대 한국입학처 석철민 팀장은 “평소 유학을 꿈꿨지만 비용 때문에 망설였던 학생, 학구적인 환경에서 독립심을 키우며 국제감각을 익히고 싶은 학생에게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혜연 기자 yoo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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