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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열기, 괜찮은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증시가 드디어 과열 투기 양상까지 보여주기 시작했다. 지난 10일 종합 주가 지수가 4백대선을 가볍게 넘더니 11일에는 4백 60선을, 13일(月)에는 다시 4백 70선에 육박,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하루에 종합 주가 지수가 10포인트 이상씩 급상승세인 것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멀지않아 5백선을 바라보는 견해도 있다.
연초 종합 주가 지수가 2백60대에서 출발했으니 반년만에 2백 포인트나 뛴 것으로 연초 대비 등율이 70%를 넘었다.
주가의 수직상승인 동시에 증시의 이례적 폭등 강세다.
요즈음 증시에는 하루에「사자」주문이 3천억 원에 이르러 거래량이 1억 주, 거래 대금이 1천억 원 이상이고 신규 주식인구는 매일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 평상시 같으면 안중에도 없던 은행주·건설주는 물론이고 관리 종목까지 연일 상종가를 치고 매수세가 압도하고 있다. 특히 「민주화 장세」라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 지난 「6·29 시국수습 방안」 이 나온 이후 주식시장은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 같은 폭발 강세에 경계론 마저 나오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지난 상반기를 돌아보면 주식시장은 1·4분기의 호황 국면, 2·4분기의 조정국면을 거쳐3·4분기에 재 상승기를 맞고 있다.
정부는 이미 연초 장세를 우려하여 「4·2 증시 안정대책」,「6·8 자본시장 확충 방안」 을 내놓은 바 있으나 경제적, 경제외적 요인이 겹쳐 증시는 안정권을 크게 이탈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증시가 춤출 만한 호재가 악재를 눌러 추후 증시는 열기가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견해들이 많다. 호재로는 정치민주화에 대한 기대감, 선거 예상, 국제수지 호조 등에 따른 픙부한 시중자금, 올림픽에 따른 내수 기대, 기업수지 개선 전망, 저금리에 따른 우가증권 선호 경향, 금리인하 기대감 등이다.
물론 악재도 없지는 않다. 통화환수를 위한 강력한 조치 가능성, 증시에 대한 추가 규제 조치 예상, 주식물량 공급 확대, 환율변동에 따른 기업채산성 악화 등을 꼽는다.
사실 증시도 금융시장의 하나로 그 육성 목적이 자원의 적정배분을 통한 실물경제를 뒷받침하는 데 있는데도 요즈음 증시장세는 이 같은 목적과는 판이하게 움직인다. 증시가 안정되어야 산업 자금의 안정적 공급도 가능한데 거꾸로 증시가 투기장화 되고 있는 것이다. 전체 경제와 균형이 안 맞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부익부 빈익빈의 위화감을 조장할 우려도 있다.
투자가들이나 증권업계 생리대로 아직은 경계 신호를 안 보내고있다. 그러나 여러 지표들이 이미 우려할 만한 상황에 이르고 있다. 그렇다고 항례처럼 직접 규제 같은 대증요법을 강구하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투자가들, 특히 초심자는 주의가 요망되고 이럴 때일수록 큰손들에게 놀아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
관계당국은 수요공급원칙에 따른 상품 물량 조절 수단도 적절히 활용하면서 통화 대책 등 경제정책 전반과 조화되고 증시의 안정적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적절한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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