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대로 행동하는 것을 민주주의로 보면 착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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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소병도<서울 강남경찰서 한양파출소>
방범원이다. 며칠전 상오2시쯤 관내순찰을 하던중에 있었던 일이다.
술을 마신듯한 30대 남자2명이 남의 집 대문간에다「실례」하는 것을 보고『점잖으신 분들이 이래서 되겠느냐』고 타일렀더니 대뜸『이××, 세상 바뀐줄도 모르고…. 이제 우리세상이니 우리 마음대로 한다』며 폭언을 서슴지 않았다.
그 순간 복받치는 설움과 답답해지는 가슴을 누르기 어려웠다.
세상이 아무리 변했다손 치더라도 공중도덕과 질서는 인간사회에서 서로가 지켜야할 최소한의 규범이 아니겠는가.
온국민이 그렇게 갈망하던 민주화가 막 첫발을 내디디려는 이 순간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흥분과 방종이 아니라 냉정과 자제인줄 안다. 우리 이젠 들뜬 기분에서 벗어나 보다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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