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정지를 무시하나"…박 대통령 기자간담회 향한 비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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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박근혜 대통령의 청와대 출입기자단 간담회 이후 직무정지 상태인 대통령이 대외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게 적절한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CBS노컷뉴스는 3일 방송에서 ‘Why뉴스’ 코너를 통해 “박근혜는 왜 직무정지를 무시하느냐”고 비판했다. 권 기자는 “국회의 탄핵결정으로 직무가 정지된 대통령은 아무런 일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1일 기자간담회 자체도 부적절했다는 뜻이다. CBS는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김선택 교수의 말을 인용해 “신분은 대통령이지만 직책으로서는 대통령이 아니다”며 “사적 행위 외에는 할 수 없다. ‘자연인 박근혜’로서만 활동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일부 언론을 통해 “박 대통령이 앞으로 타이밍을 봐서 필요하다면 적절하게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권 기자는 “대통령은 왕이 아니다”며 “자숙해도 모자랄 것인데 청와대 비서실장과 수석들이 도열해서 간담회에 배석했고 청와대 출입기자들은 병풍처럼 대통령을 둘러쌌다”고 비판했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탄핵소추로 직무정지된 대통령의 기자간담회는 간담회에서의 발언 내용을 떠나 기자간담회 개최 자체가 헌법 위반”이라면서 “대통령은 스스로 탄핵사유를 하나 더 추가했다”고 밝혔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4년 3월 국회의 탄핵안 가결 뒤 가족이나 기자단과 비공식 일정을 전제로 산행을 했고, 정치적 언행은 최대한 자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정책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며 행정부 수반으로서 역할을 수행한 것이 아니라, 기자단과의 담화를 통해 본인 관련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 뿐"이라며 "직무정지를 규정한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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