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적 정권교체 위해 대화 필수적|한국정부·여당도 달라진 상황 인식|우려의 우려표명정책은 계속될 것|「시거」 차관보 문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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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워싱턴=한남규특파원】 「개스턴·시거」 미국무성 아부담당차관보가 「레이건」 대통령에게 방한결과를 보고한 후 백악관에서 가진 회견·발표와 「더윈스키」 차관의 회견내용이다.
-청와대회담에 대한 야당 측의 비관적 평가에 대한 견해는.
▲과정을 계속 지켜보고 있다. 그러나 정치인들은 본래사물을 매우 강하게 얘기한다. 그러나 내가 만난 사람들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들은 가능한 한 그들이 원하는 것을 많이 얻어내려 하고있다. 이해할만하다. 그것은 정치 게임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은 바로 그것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이 할 수 있는 건설적인 역할은.
▲한국정치과정 세부사항에 우리가 개입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도록 조심해야한다. 우리가 강조할 것은 정권교체가 있어야 하고 그것은 평화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그것은 정당간의 계속적인 대화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며 그것이 가장 필수적이라고 우리는 생각한다.
의심할 여지없이 한국민은 민주주의에 대한 굉장한 욕망을 가지고 있으며 그들은 그것을 성취할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민은 보다 광범한 기반을 갖춘 체제를 원한다. 그러나 그들은 그것을 그들의 방법으로 달성해야한다. 우리는 그것을 해줄 수 없다. 그리고 그것은 한국의 스타일로 이룩해야하고 어디까지나 협상을 통해 거기에 도달해야 한다.
-전대통령이 작년에 발표한 정권교체방식을 포기하라고 제안하는 것이 필요한가.
▲내 생각은….
-다른 방법을 택해야하느냐는 뜻이다.
▲어떻게 되어야하는지 잘 모르겠다. 추측을 하려니 주저된다. 중요한 일은 이미 시작됐지만 협상테이블에 돌아가서 이 같은 모든 것에 관해 세부적인 대화를 시작해야하는 것이다. 전대통령은 이미 어떤 의미에서는 개헌논의가 재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군은 미작전권 아래 있다. 미국은 국내정치문제에 군을 사용하는 문제에 대해 입장을 밝혔는가.
▲현 상황에 군이 개입하는 것은 용인될 수 없으며 우리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쾌히 밝혀놓고 있다.
-전대통령은 타협할 태세가 돼있는가.
▲내년 2월 임기 후 물러나는데는 의문이 없다. 그는 임기를 다 채우려하겠지만 계속 머물려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바로 그 점을 그는 나에게 강하게 언명했다. 그는 보다 넓은 기반의 정치체제를 원하는 한국민의 열망을 인식하고 있다.
-「레이건」 대통령은 어떤가. 질문도 했는가.
▲그는 현 상황을 완전히 파악하고있다.
-전대통령은 당신이 갖고 간 제안에 어떤 반응이었는가.
▲그는 모든 사항을 주시해야겠다고 생각하고있고 실제 주시하고있다. 그는 이러한 개혁들이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느냐에 대해 나름대로 생각을 갖고있다. 그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이해하고 있다.
거기에는 의문이 있을 수 없다. 그는 그가 직면하고, 한국이 마주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는 것을 나는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얼마나 신속하게 그리고 정확하게 무엇을 해야할 것이냐는 데 대해서는 물론 야당과 견해차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이런 것들을 잘 처리해야 한다고 이해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귀국 후 한국사태가 악화됐다고 보는가.
▲그렇게는 말하지 않겠다. 적어도 매우 비극적 성격의 사태는 일어나지 않고 그 날을 지나갈 수 있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내가 한국을 떠날 때는 이번 일을 놓고 모든 사람이 걱정했다. 이제 그들은 다시 대화를 시작할 수 있고 그 대화와 타협은 필요한 화해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희망한다.
-당신의 회담이 하나의 전초적 단계라고 했는데 다른 단계가 준비돼 있는가.
▲내 회담이 그렇다는 게 아니라 전대통령과 김영삼총재회담을 두고 한 말이다.
미국은 그러나 이제 다른 조치를 안 하는가.
▲우리가 고수하는 입장과 한국민이 희망하고 있는 바를 계속 밀고 나가고 우려를 표명하는 정책은 계속될 것이다.
-야당은 전대통령이 약속을 안지킬 것이라고 불신하고 있다. 이것이 일종의 타협에 대한 장애가 되지 않겠는가.
▲흥미 있는 지적이다. 그렇게 믿는 한국인이 많이 있다. 그러나 큰 장애까지는 되지 않는다. 타협방안을 가능케 하는 상황이 분명히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중에 하나는 정부와 전대통령쪽에서 상황이 전과 같지 않으며 변화가 있어야 하며, 한국민이 그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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