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관광국 이사장 "일본 전체가 관광에 적극적으로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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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조하타 히로시(溝畑宏⋅56) 일본 오사카관광국 이사장은 일본관광청 장관으로 재직하던 2012년 초 한국을 찾았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원전사고의 여파로 급감한 한국인 관광객의 발길을 돌리기 위해 장관이 직접 나선 것. 그는 당시 일본의 안전성을 강조하며 애국가를 열창해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4월 신설된 오사카관광국의 초대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그의 입장은 4년 만에 180도 바뀌었다. 일본을 찾는 한국인은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방한 일본인 관광객은 2013년 급감 후 감소세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방일 한국인 관광객은 400만 여명으로, 중국(500만 여명(에 이어 두번째로 많았다. 반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은 전년대비 19.4% 감소한 183만8000명에 그쳤다. 역대 최저 수준이다.

급감한 관광객 수를 끌어올린 비결은.
“엔저의 영향이 컸지만 일본 전체가 관광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 계기가 됐다. 특히 정부가 개별관광객(FIT)에 대한 관광비자 발급 조건을 완화한 것이 효과적이었다. 오사카의 경우를 보자면 간사이공항이 일본 내에서 유일하게 저비용항공사(LCC)를 받아들인 것이 주효했다.”
특히 오사카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많았다.
“지난해 방문객 수는 525만명(1~9월 기준)을 넘어섰다. 전년 대비 2배 늘어난 수치다. 한국인 방문객은 사상 최초로 100만명을 돌파했다. 관광객의 눈높이에 맞춰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 점이 통했다.”
오사카는 주변 도시와의 연계가 적극적이다. 지역간 협력이 왜 중요한가.
“내국인들도 대도시 위주로 여행한다. 근처 소도시는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오사카와 같은 큰 도시가 인근 나라나 교토와 같은 소도시와 연계해 관광객에게 선택권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러 도시가 힘을 합쳐야 다양한 매력을 전달할 수 있고, 재방문으로 이어진다. 지역에 머무는 시간이 길수록 경제적 효과도 늘어난다.”
한국에선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지역 간 경쟁이 붙곤 한다.
“지방끼리 경쟁은 쓸데없는 일이다. 특히 가까운 지역과는 서로 연계해야 재방문률을 높이고 다양한 매력 전달할 수 있다. 오사카가 인근 교토·고베·나라 등과 연계하듯 대도시를 중심으로 2시간 거리 소도시 연결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예컨대 부산을 찾는 관광객에게 인근 마산-울산-경주 연계 코스를 소개할 수 있다.”
한국 지자체가 치맥파티 등 지역축제를 열어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음식이 소비를 유발하는 부분이긴 하지만 단발적인 이벤트만으로 관광객을 끌어들이긴 어려울 것이다. 그보단 지역 특색을 활용해 테마가 있는 지역관광상품을 만들 필요가 있다. 독일의 ‘로맨틱가도’가 있듯 같은 음식을 테마로 하더라도 전라도 지역의 ‘미식가도’를 만드는 식이다.”

오사카=허정연 기자 hur.jungyeo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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