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 도시서 산발시위|전주·대구등 일부선 과격 양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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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난국수습을 위한 여야협상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시국의 향방을 가늠하는 가두시위가 전반적으로 주춤해지고 있으나 그동안 시위가 없었던 전주·제주등 중소도시에 확산되면서 파출소피습·차량방화등 과격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6·10규탄대회」후 2주째 계속되고 있는 전국 지방의 시위사태는 23일에도 전국 14개도시 1백8곳에서 2만여명의 학생·시민들이 참가했으며 특히 전주·광주·대구시위가 과격했다.
특히 17일부터 부산 대청동 카톨릭센터에서 농성을 벌여온 학생·시민등 1백32명이 농성6일째인 22일 하오9시30분쯤 경찰로부터 「안전귀가」를 보장받고 자진해산, 귀가하던중 경찰이 시위대14명, 신부2명이 탄 천주교 부산교구소속 부산9가1499호버스 (운전사 김종백· 56)를 강제로 세워 버스유리창을 깨고 최루탄 수발을 까넣은 뒤 시위대를 몽둥이로 때렸다.
이같은 사태로 김평겸신부(36·귀포성당)등 4명이 크게 다치고 10명이 최루탄 또는 버스유리창파편에 맞거나 집단폭행을 당해 부상하고 최루가스에 질식, 부산 메리놀병원에 입원치료중이다.
【부산=임수홍·김석현기자】
◇집단폭정=경찰은 해산시위대들이 탄 버스4대중 해운대방면으로 가던 이 버스가 대연동남부경찰서앞을 통과하는 순간 바리케이드를 치고 버스를 세운뒤 몽둥이로 버스앞 대형유리창 2장을 깨고 최루탄을 던져 넣은뒤 전경50여명이 버스안으로 들어가 각목을 휘두르며 폭행을 했다.
김신부에 따르면 버스가 남부경찰서 앞에 이르렀을 때 경찰서 앞 차도에 바리케이드가 쳐져있어 50m 전방에 차를 세우고 내려가 『우리는 카톨릭센터에서 농성하다 시경으로부터 안전귀가를 보장받고 귀가중』이라고 설명한 뒤 『우리일행이 통과해도 되겠느냐』고 묻자 바리케이드를 제거해줘 막 통과하려던 순간 이같은 폭행을 당했다.
김신부는 『경찰은 처음 버스가 통과할 수 있도록 바리케이드를 치우는 체 하다가 갑자기 바리케이드를 원위치 시켜놓고 전경 50여명이 나타나 버스를 에워싸더니 몽둥이로 유리창을 깨고 최루탄을 던져 넣었다』 고 말했다.
◇천주교대책=부산 카틀릭센터는 23일 상오10시 이 센터회의실에서 부산카톨릭센터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박승원신부)와 부산교구사제단회의, 평신도회의를 긴급소집해 이 사태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 강력하게 대처키로 했다.
이에 손윤식남부경찰서장은 『상부와의 업무연락이 잘 안돼 빚어진 착오로 일어난 사건인 것 같다』 고 말하고 버스속의 학생들이 반정부구호를 외치고 있어 민정당사(부산제5지구당 위원장유여수)를 습격하러 가는 시위대로 착각하고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빚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농성 자진해산=카톨릭센터 농성자들은 21일 하오부터 농성해제를 놓고 토의를 벌여 22일 하오4시2O분쫌 교구청별관 소극장에서 투표를 실시, 10표 미만의 근소한 차로 해산을 결정했다.
이에 앞서 농성대표들은 하오3시쯤 카톨릭센터6층에서 김대주 중부경찰서장등 경찰대표3명과 정평위 신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경찰로부터 『16일 하오부터 농성해산까지의 모든 행동을 문제삼지 않겠으며 안전귀가를 보장하겠다』 는 약속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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