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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 대신 2pac 랩 가사가? 스리랑가 교회에서 벌어진 소동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나랑 함께 가자, 성모 마리아여
빨리 뒤어와, 여기 뭐가 있나 보아라
이제 함께 차에 탈래 아니면 죽을래
-미국 래퍼 2pac의 노래 'Hail Mary' 중에서

강한 표현과 온갖 속어가 담긴 노랫말이 크리스마스 성가 가사집에 담겼다.

제목은 '성모 마리아'지만 성가대가 부를 것이라고는 상상하기 힘든 이 노래는 미국 힙합의 전설로 손 꼽히는 2pac의 'Hail Mary(성모 마리아)'다.

이 가사는 스리랑카 교회가 인쇄한 책자 '온 세상에 기쁨을 2016(Joy to the World 2016)'에 수록됐다. 이 책자는 지역 교회가 크리스마스를 앞둔 12월 11일, '평화와 화합을 위한 음악 페스티벌'을 홍보하기 위한 책자였다.

이를 발견하고 트위터에 사진을 올린 앤드류 초크시는 CNN 인터뷰에서 "한 눈에 2pac의 노래임을 알았다"며 "많은 이들이 충격에 빠졌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초크시는 "몇몇 나이가 지긋하신 아주머니들은 이 책자를 뚫어져라 쳐다봤다"고 덧붙였다.

이 책자에는 본래 노래 가사인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여 주께서 함께게시니"라는 내용이 아닌 "나랑 같이 차에 탈래 아니면 죽을래"라는 2pac의 랩 가사가 적혀있었다.

행사 주최측은 이같은 실수에 즉각 사과했다. 주최측의 다 실바 신부는 "문제의 페이지는 책자 중간에 들어있었다"며 "젊은 청년이 인터넷에서 가사를 다운받아 넣는 다는 것이 같은 제목의 다른 노래를 넣게 됐다"고 해명했다.

한편, 2pac은 1971년 미국 뉴욕주에서 태어나 1990년대를 주름잡은 대표적인 래퍼로 손꼽힌다. 특히, 미국의 힙합 음악이 동·서로 나뉘어 경쟁이 치열하던 시절, 이른바 '웨스트 코스트 힙합'의 제왕으로 불리기도 했다. 2pac은 1996년 9월 7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이동중 총격을 받아 숨졌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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