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조사에서 하루종일 한결같았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방어적인 태세를 한방에 무너뜨린 질문의 정체가 화제다.
질문의 주인공은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이다.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5차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에서 김 의원과 우병우 전 수석 간에 신경전이 벌어졌다.
점심시간을 마친 뒤 시작된 오후 질의에서 김 의원은 우 전 수석에게 “식사하셨습니까”라는 질문으로 운을 뗐다.
김 의원은 우 전 수석이 당시 독일에 있던 최순실에게 ‘검찰이 압수수색 들어가니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파쇄하라고 알려줬느냐’고 물었다.
이어 김 의원은 “과연 최순실은 하루 전날 검찰이 압수수색을 나온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았을까. 그냥 궁금해서 여쭤보는 거다”라며 은근히 반말 섞인 질문을 던졌다. 또 “대통령이 알려줬을까. 진짜 최순실은 어떻게 알았을까. 증인은 말씀 좀 해보세요”라고 질문했다.
오전 청문회 내내 ‘모르겠다’, ‘기억이 안난다’라는 대답만 이어왔던 우 전 수석이 순간 발끈하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우 전 수석은 “아, 그런데 김경진 의원님이 아까부터 저한테 증거인멸 문서를 만들었냐는 둥 말씀하시는데 저는 그런 적이 없다”라며 짜증섞인 답변을 했다.
법조계 일각에선 “식사하셨습니까”라는 질문은 검찰이 주로 ‘잡범’을 취조할 때 사용하는 질문이란 해석이 나왔다.
우 전 수석이 흔들린 이유가 본인보다 후배인 김 의원에게 잡범 취급을 받은 것에 우 전 수석이 자존심이 상해 나온 본능적인 반응이라는 것.
김 의원은 이에 대해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전화인터뷰에서 “제가 17~18년 검사를 했더니 그 모습이 순간 나왔던 것 같다”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