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성…」학술회|「남과여」고정관념이 바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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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전통적으로 남성의 특징으로 통용돼오던 「보다 합리적·분석적·성취지향적」인 이른바 남성성은 「보다감상적·소극적·의존적」이라는 여성성과 서로 상반되거나 모순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 안에서 다양한 형태로 공존할 수 있다.
또 그러한 두 가지 특성들이 잘 조화된 양성적(androgyne) 인간이야말로 전통적인 성에 따른 역할·관정관념을 벗어나 좀더 포괄적이고 개성 있고 자유로운 인간으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러한 구미 심리학계의 새로운 성역할 연구의 중요한 흐름인 양성성의 시각이 본격적으로 소개되는 학술발표회가 13일 이화여대경영관홀에서 열려 관심을 모은다.
『교육과 성의 구조』를 주제로한 한국여성학회(회장 박영혜) 제3회 춘계학술대회에서 4개의 발제강연중 정진경교수(충북대·심리학)의 『양성성에의 접근』이 그 것이다.
정교수에 따르면 남녀를 구분하되 남성은「지배적이고 우월한」위치에, 여성은「종속적이고 옅등」위치에 속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규정해 온 가부장적인 성2분법적 가치관을 그대로 반영해 온 것이 종래의 심리학.
그러나 60년대 이후 사회의 변화, 가족의 축소, 여성 역할의 변화로 종래의 성역할 이론으로는 현상을 설명할 수 없게 되었으며 70년대 이후 여성해방적인 관점이 도입된 양성성의 성역할 이론이 미국심리학자 「뵘」등에 의해 새로운 시각으로 대두됐다는 것이다.
양성성은 『사회의 성역할 고정관념을 이루는 내용중 이른바 여성적 특성과 남성적 특성중 바람직한 것만이 결합하여 공존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즉 성격과 행동이 독립적이면서도 (종래의 고정관녑상 남성성) 부드러운(고정관념상 여성성)기존의 성역할에 매이지 않는 건강하고 적응적인 성격을 의미한다.
이러한 양성성의 연구는 결과에 따라 모든 인간을 종래의 성역할 고정관념으로부터 해방시켜 어린이 키우는 방식, 남성과 여성의 자아개념, 사회의 성별 권력구조에도 변화를 부르게 된다.
그러나 사회적 배경의 영향 아래서, 즉 오늘과 같은 성차별적 사회에서 양성성을 지닌, 변화된 인간이 어떻게 살아남아 편견과 억압을 제거할 수 있느냐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정교수는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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