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 쓰는 남자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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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합리적 가정경제의 주역인 가계부. 안살림을 도맡고 있는 주부들 차지이던 이 가계부에 최근들어 남성들의 참여가 서서히 늘어가고 있어 주목을 끈다.
저축추진둥앙위원회가 해마다 모집하는 가계부 기록 체험담 남성응모자를 보면 84년에는 1편도 없었으나 85년에는 2편(3%), 86년에는 총 응모자의 10%, 87년에는 11%로 점차 늘고 있는 추세.
가계부를 쓰는 남성들의 대부분은 총각들. 부모로부터 독립, 자취하거나 기숙사생활을 하는 이들이 쓰는 경우가 많다. 백수종씨(23·서비스업)는 그들 가운데 하나. 85년부터 월급과 용돈지출·저축액등을 기록해오고 있는 그는『부모로부터 돈을 타쓰던 때와 달리 직접 내가 벌어 쓰게 되자 자연 씀씀이가 헤퍼져 절약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가계부를 쓰게됐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서는 부인이 있는 기혼남성들 사이에서도 가계부를 쓰는 이들이 생겨나고 있다.
김광철씨(44·회사원)는 총각시절 써오던 가계부를 결혼후에도 계속 써오고 있는 케이스.결혼후 부인에게 장보기 내용기록등 가계부 쓰기를 권유했으나 예산·결산에 어려움을 느껴 자신이 계속 쓰고 있다.
가계부를 쓰고 있는 남성들의 한결같은 의견은 용돈절약에 큰 보탬이 된다는 것.
이처럼 남성 가계부 인구가 확산되고 있는데 대해 저축추진중앙위원회 안상국씨(홍보담당조사역)는 『가정경제의 중요성을 남성들도 인식하게 된 것』으로 지적하고 『가계부를 기록해 놈으로써 집안 살림살이 규모를 파악, 돈 문제로 인한 부부갈등도 줄어들게 되는등 이점이 많다』고 권유하기도 했다.

<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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