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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택, 3야당에 문전 박대…"왔다고만 전해주세요"

중앙일보

입력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야당으로부터 문전박대 당했다. 정 원내대표는 19일 오전 더불어민주당ㆍ국민의당ㆍ정의당 등 3야당 지도부와의 상견례를 시도했지만, 야당 지도부의 얼굴도 보지 못하고 돌아섰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노회찬 원내대표를 시작으로 각당 지도부에게 취임 인사를 다니기 시작했다. 정 원내대표는 10시21분 정의당 당대표실과 원내대표실에 도착했지만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문 앞에 멀뚱히 서 있던 정 원내대표에게 정의당 김종대 원내대변인 “오늘은 곤란하다”는 소식을 전했다.

▶김종대 원내대변인=“정국 상황이 변화가 있어야 된다. 오늘은 곤란합니다.”
▷정 원내대표=“이렇게 전해주세요. 왔다 갔다고만 전해주세요.”

정 원내대표는 10시23분 국민의당 김동철 비대위원장과 박지원 원내대표 방으로 향했다. 하지만 김 비대위원장과 박 원내대표 모두 의원회관으로 가 안철수 전 대표가 하는 토론회장에서 축사를 하고 있었다. 정 원내대표는 김명진 국민의당 원내대표 비서실장에게 “지금 방에 없다”는 말만 듣고 돌아서야 했다.

정 원내대표가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민주당이었다. 정 원내대표는 10시25분 민주당 추미애 당 대표실 앞에 도착했지만 추 대표는 문을 열어 주지 않았다. 정 원내대표는 추 대표실의 문이 끝내 열리지 않자 바로 옆에 있는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방을 찾았지만 역시 문전박대를 당했다. 반면 우 원내대표를 찾은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원내대표실 안으로 입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후 기자들에게 “저의 참는 모습이 오히려 야당분들에게 좋은 이미지로 갈수있고, 국민들이 보기에도 합당하게 봐주실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야당이) 저를 협상파트너로서 보고 싶고 필요할 때가 길지 않은 시간내에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조용히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다시 인사를 하러 올 생각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인사를 왔다갔다 한 의사 전달는 됐고 저는 예의는 갖췄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야당은 친박계인 정 원내대표와 ‘냉각기’를 갖겠다는 뜻을 다시 밝혔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민 민심 외면한 새누리당의 선택에 대한 항의 의미에서 당분간 냉각기 필요하다. 이번주는 서로 안 만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박지원 원내대표도 “엊그제 모르는 번호 찍혀있어 전화했더니 정 원내대표였다. 오늘 비서실장 통해 연락하겠다고 했지만 당분간 냉각기 갖는게 좋겠다 하고 끊었다”고 설명했다. 노회찬 원내대표는 트위터에 "새누리당 정우택 신임 원내대표가 아무런 약속도 사전 합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정의당 원내대표실 문앞까지 왔길래 안만나겠다고 통보하자 돌아갔다"며 "문전박대(門前朴待)란 말이 문앞에 친박이 기다린다는 말인 줄 오늘 알았다"는 글을 올렸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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