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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칼」 뽑았지만 전망은 불투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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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사건 수사지휘탑인한영석대검 중수부장은 철야수사를 끝낸 28일상오9시30분쯤 보도진들에게 『별로 발표할게 없는것 같으니 조금있다 보자』며 15층 조사실로 직행.
이에앞서 철야수사에 참여한 중수부의 심재륜2과장·박순용3과장·강신욱4과장등 3명의 부장검사는 한참동안 머리를 맞대고 간밤의 수사상황을 종합했으나 이들이 모두 어두운 표정이어서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지 못한듯한 눈치.
○…박군사건의 수사주체를 대검 중앙수사부로 격상시킨것에 대해 검찰내부에서는검찰의 명예회복을 위해서 바람직한 조치라는게 중론.
검찰의 한 간부는 서울지검 수사팀은 결과적으로 「흠」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이상 재수사는 일찍부터 대검중앙수사부가 맡는게 옳았다고 말하고 한 사건수사를 놓고 똑같은 사람이 자꾸 다른 내용을 수사결과라고 발표한다면 누가 이를 믿겠느냐고 반문.
그는 또 그동안 서울지검이 혼신의 힘을 다해 수사해왔기 때문에 대검 중수부의 수사결과에 새로운 기대를 걸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새로 수사책임을 맡은 한영석 중앙수사부장은 27일밤 11시55분쯤 보도진들과 만나 『오늘밤은 기록검토만 할뿐 고문경찰관들과 간부들간에 대질신문은 없을것』이라고 설명.
한부장은 이어 이날밤중에 조경위를 불러다 조작공모사실부분에 관해 추가로 진술을 들을 예정이라며 강민창전치안본부장은 심야가 아닌 28일 낮에 소환, 사진기자들은 철수해도 될것이라고 알려주기도.
한부장은 또 『중수부 2, 3, 4과장들이 모두 투입돼 집중적으로 기록검토를 하고있다』며 이번에는 모든 의혹을 밝힐 자신이 있느냐는 물음에 『그런 마음없이 수사할 검사가 있겠느냐』고 은근히 자신감을 표명.
한편 한부장은 『오늘부터 밤을 샐 준비를 갖췄다』며 이제까지 수사를 펴온 서울지검 검사들도 대검팀과 합류, 철야 수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설명.
한부장은 지검검사의 역할에 대해 『보조가 아닌 공조수사』라고 말해 난처한 지검의 입장을 감싸주기도.
이에앞서 이진강 중수부1과장은 『앞으로의 수사는 총장이 밝힌대로 공개수사를 하겠다』 며 28일부터 하루 3차례씩 수사진행상황을 브리핑 하겠다고 약속.
이날하오10시쯤에는 정구영서울지검장이 대검에 관계기록을 인계시킨뒤 착잡한 표정으로 퇴청.
○…대검중수부 관계자들은 이날하오6시쯤부터 중수1과장실에 모여 긴급회의를 연뒤 방을 중수부장실로 옮겨 30여분간 수사분담등을 숙의.
회의를 마친 한영석중수부장및 간부들은 곧장 15층조사실로 올라가 관계기록등을 인수한뒤 즉각기록검토에 착수.
관계자에 따르면 중수부 4개과중 1차로 4과장팀 10여명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중수부장도 검찰총장이 밝힌 강민창전치안본부장에 대한 소환여부에 대해 『오늘밤은 기록을 다 보기에도 벅차다』며 『28일 아침까지는 절대 소환이 없을것』이라고 말해 강본부장의 소환이 28일낮으로 예정돼 있음을 암시.
○…수사주체가 서울지검에서 대검중수부로 바뀌자 지검과 대검직원들 간에는 명암이 엇갈려 대조.
서울지검 수사관계자들은 이날하오5시쯤 각 검사실로 검사및 수사관들의 도장을 준비, 15층으로 올라오라는 지시가 내려지자 『수사가 종결되는것 같다』며 영문도 모른채 잠시 밝은 표정들.
그러나 잠시후 수사종결이 아니라 수사팀이 대검으로 바뀌었다는 것이 알려지자 이들은 『아무래도 이제 지검쪽은 문책 당하는 일만 남았다』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어쨌든 털어버리니 잘됐다』며 체념해 버리기도.
그러나 이에비해 대검중수부 직원들은 『재수사를 시키려면 열흘 정도는 줘야될것 아니냐』며 이틀정도 말미에 새로운 결론을 내라는것은 아무래도 무리라며 『아무래도 덮어쓰는것 같다』고 씁쓸해했다.
○…28일상오10시25분 중간수사결과를 브리핑하던 한영석대검중앙수사부장은 『무마비 1억원설은 확인이 됐느냐』는 보도진들의 질문에 『그것보다 더 중요한게 있다』며 즉각적인 답변을 회피.
브리핑장소에 배석했던 대검중앙수사부의 한관계자도 『더 중요한게 뭐냐』는 질문에 『그걸 지금 말해버리면 내일 발표는 알맹이가 없어진다』며 꽁무니를 빼기도.
○…구속된 조한경경위의 변호인인 김무삼변호사가 28일상오 2시20분쯤 조경위의 형한준씨(47)와 함께 갑자기 검찰청사에 나타나 보도진들이 한때 긴장.
검찰이 사건당사자인 변호인을 소환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인데다 불과 1시간전인 28일 상오1시쯤까지도 김변호사는 『소환받은 적도 없고 소환해도 응하지 않을것』이라고 말했던 것.
이에대해 검찰은 김변호사가 소환된것이 아니라 조사를 받고 있는 조경위가 『큰형을 만나보고 싶다』고 말해 김변호사가 형 한준씨를 데리고 왔을 뿐이라고 해명.
김변호사는 1시간쯤후 귀가했는데 조경위가 심경변화를 일으켜 새로운 사실을 털어놓을 것으로 짐작하고 큰 기대를 걸었던 수사관들은 『조경위가 이사건에 대한 여론등 세상 돌아가는 얘기만 하더라』며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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