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북한에 사절단 파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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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바티칸시티AP연합=본사특약】바티칸 교황청은 오는6월중 북한에, 2명의 사절을 파견, 처음으로 공식접촉을 가질것이라고 22일 교황청과 외교소식통들이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 소식통들은 오는 6월8∼9일 평양에서 개최되는 비동맹각료회의에 교황청이 업저버를 파견해달라는 초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 40년간 북한은 교황청이나 서방세계 모든 종교단체들과의 대화를 거부해왔다.
교황청의 한 관계자는 이는『매우 중요한 사태변화이며 희망적인 조짐』이라고 논평했다.
교황청은 제네바의 UN기관 교황청사절단고문인「지우세페·베르텔로」대주교와 서울교구사목연구실장 장익신부를 평양에 보낼 예정이다.
장신부는 고장면총리의 아들로 한국 김수환추기경의 측근보좌관으로서 한국과 교황청간의 연락업무를 종종 담당하고있는 연락신부로 바티칸에 체재하고 있다.
「베르멜로」대주교는 노련한 외교관으로서 동서관계에 특히 전문가이며 사절단 파견문제와 관련, 제네바에서 북한외교관들과 예비접촉을 가진 장본인으로 알려졌다.
교황「요한·바오로」2세는 지난78년 교황이 된 이후 북한과의 대화를 계속 추구해왔으며 이러한 뜻을 수차례 공개적으로 표명하기도 했다.
또 김수환추기경은 교황청이 북한당국과 접촉을 갖도록 노력하기를 요청한바 있다고 말했으며 교황청소식통들도 이를 시인했다.
북한은 지난85년까지는 교황청에 대해 지극히 냉담했었으나 85년8월 교황의 아프리카순방때 공항의 도착및 출발의식에 현지의 북한외교관들이 참석함으로써 태도변화를 보이기 시작한 것으로교황청은 보고있다. 이어 북한도 미국과 캐나다여권을 소지한 한국인성직자들의 입국을 허용하기 시작했다.
이번 교황청 사절단은 평양에만 머물며 관리및 가톨릭관계자들과 만날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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